[메디컬] 글로벌 헬스케어 '의료관광' (시리즈 1)

2010-03-1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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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일부터 해외 환자 유치 알선행위가 합법화되면서 해외 환자 유치 열풍이 불고 있다. 사실 그 동안 국내 의료 수준은 세계 최고임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장치의 미비로 싱가포르나 태국 등과 달리 외국인 환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총 4회에 걸쳐 국내 의료관광의 현실과 해외사례, 보완점 등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지난해 5월부터 국내 의료계는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큰 관심사는 국제의료 서비스 즉 '의료 관광'이다.

'의료관광'이란 말 그대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여행'을 가리키며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질병 치료 중심의 '의료주도형'과 해외여행 상품에 그 나라의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곁들이는 '관광부가형' 등이 있다.

아시아 권에서 전자는 고액 연봉을 주고 미국 영국 등의 권위자를 스카우트해 대거 활용하는 싱가포르, 후자는 태국과 필리핀, 인도, 말레이시아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들 나라는 최근 몇 년 사이 의료관광산업이 연평균 20∼30%씩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대비 의료비 부담이 25∼35% 수준인 이들 나라와 비슷한 처지인 우리나라는 지난해 5월1일 해외 환자 유치 알선행위가 합법화되면서 해외 환자 유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의료 수준은 세계 최고임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장치의 미비로 싱가포르나 태국 등과 달리 외국인 환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싱가포르, 태국에 뒤지지 않아
의료관광에 적극적인 아시아 국가로 싱가포르와 태국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06년 기준으로 태국은 120만명의 해외환자를 유치해 9억 달러를, 싱가포르는 41만명을 유치해 7억8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두 나라의 이 같은 성과는 의료기술이나 의료시설이 앞선다기 보다는 마케팅과 홍보 같은 외적인 투자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싱가포르는 정부 차원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태국의 영리병원들은 미국과 영국인 경영진을 두고 있는 곳이 많다.

우리나라에는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만 260개가 넘는다. 병상은 총 44만2600여 개이며 전문의만 5만3000명 이상이다.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같은 초대형 병원은 단일 건물로만 2000병상을 확보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종합병원이 국내의 10% 수준인 30개에 불과하며 병상은 1만1500개, 전문의와 일반의를 합친 의사는 7400여명이다. 태국은 싱가포르보다 규모가 큰 편이다. 종합병원이 69개, 병상은 총 13만6200여 개다. 그러나 태국은 외국인 귀빈을 유치하는 특정 민간병원의 의료경쟁력은 높지만 국가 전체 평균은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비교해봐도 국내 의료기술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의료선진국의 80% 수준이며 싱가포르, 태국보다는 확실히 앞선다는 것이 해외 의료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기준으로 태국은 120만명, 인도는 45만명, 싱가포르는 41만명, 말레이시아는 30만명의 의료관광객을 유치했다. 그러나 한국은 2007년 7900명, 2008년 고작 2만7444명을 끌어들이는 데 그쳤다.

이러한 숫자상의 공백을 단시간에 메우기 위해서는 선진국 수준의 철저한 의료품질 관리와 차별화를 골자로 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의료계는 설명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나 중국 등 의료취약 지역에 의료봉사를 가 보면 한국의 보건의료 수준이 얼마나 앞서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국제 의료봉사 활동을 통해 한국에 대한 신뢰를 쌓고 현지인 의사들과의 교류를 더욱 늘리는 일도 중요하다. 아울러 선진국 관광객을 겨냥해 한국에서만 선택적으로 이용 가능한 의료서비스를 개발, 곁들여 제공함으로써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스타병원' 집중 육성 필요

2000년대 초반 몸의 일부가 붙어 태어난 샴쌍둥이 분리 수술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일약 유명세를 탄 싱가포르의 래플즈병원, 암 치료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의 엠디앤더슨. 각각 매년 30만, 90만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각 분야의 세계적 스타 병원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외국인이 머릿속에 떠올릴 만한 스타 병원이 단 한 곳도 없다.

내놓을 만한 스타 병원이 없다 보니 한국 의료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도 낮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한국 의료 서비스를 외국인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스타 병원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타 병원을 키우는 일은 국내ㆍ외 양면으로 중요하다. 스타 병원을 통해 대외적으로 한국 의료를 알리고 스타 병원의 성공 모델을 국내 다른 병원들에게 제시해 또 다른 스타 병원으로 발돋움하게 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국의 의료관광 수준은 다른 나라랑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다"며 "정부와 의료계, 관광계가 모두 힘을 모으면 세계 최고의 의료관광 국가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주경제 최용선 기자 cys46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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