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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성 부국장 겸 건설부동산부장 |
모처럼 가족과 함께 주말은 퍼펙타클(Perfectacle)했다. '미디어=메시지'면에서 특히 그러했다.
2185년이라는 미래의 시간을 설정한 이 영화는 지구의 고갈 에너지를 우주에서 해결하려는 우주행성의 도전을 소재로 삼는다. 마치 콜럼버스의 신대륙 진출과 같은 맥락이다. 신대륙은 인디언 사회를 몰락시킨 당시 문명의 침탈이었다. 강자독식의 반문명적인 사건이었다.
영화 속의 우주 행성은 판도라다. '판도라'는 지구인이 명명한 행성일 뿐이다. 판도라는 지구의 침공이 시작하기 전까지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고 자연과 벗삼아 생명을 존중하는 물아일체의 사회였다.
하지만 지구인이 판도라를 침공했을 때 우주의 행성은 '판도라의 상자'로 변한다. 인류의 탐욕이 개입됐을 때 영화공간인 한 우주의 행성은 우주 전체에 불행의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판도라 상자가 된 것이다.
영화 아바타가 2010년 새해에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감독 제임스 캐머런은 인류의 탐욕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아바타는 핵과 전쟁, 환경, 자원 등 지구촌 당면 과제의 발생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모두가 고민케 하면서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한다. 제임스 캐머런은 영화 아바타에서 관객에게 사람 간의 평화, 자연과 사람의 공존, 그리고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호소한다.
2010년 대한민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의 과제를 안고 새해를 맞이했다. 올해 우리는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퇴보의 늪에 빠지느냐는 갈림길에 있다.
영화 아바타는 기로의 대한민국에게 나름대로 갈 길을 제시한다. 아바타는 우리에게 인류의 보편성에 근거하지 않는 모험을 경계하라고 한다. 서구국가의 탐욕 문명사의 시스템을 닮아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올해 우리는 11월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갖는다. G20회의, 더욱이 정상회의의 서울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기후협약, 국제 안보, 국제 구호 등 세계 정상이 머리를 맞대야 할 의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G-20은 전 세계 생산의 85% 내외를 차지하고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대표한다.
서울 모임은 지구촌 리더 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회의에서 앞서 대한민국이 해야 할 것이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성장제일주의의 모토에서 '전진 앞으로'에 매달렸다. 그러다보니 지구촌 어려운 이웃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 이제는 그래서는 아니될 것이다. 절대 빈곤에 처한 아프리카와 남미, 동남아시아 주요국가에 대한 글로벌 지원체제를 구축, 어렵고 힘들며 배고픈 인류를 돕는 앞장서야 할 때다. 국가가 할 일이라고 치부하지 말자. 국가 재정이 그리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많지 않은 비용으로 국제사회에 크게 기여할 있는 효과적인 지원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는 지구촌 기아문제 해결이 아닐까 한다. 지금 세계의 기아인구는 10억 명을 웃돈다고 한다. 민간이 나설 때다. 기업과 가계가 나서야 한다. G20 정상회의에 걸맞은 민간과 기업차원의 지구촌 이웃 섬김은 순수하기에 세계인이 한국인을 다시 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지난해 반기문 UN 총장은 국제사회에서 빈곤과 기아 등 인류의 공통과제 해결에서 한국이 국제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부끄러운 일'이라 했다.
오는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월드컵이 개최된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열리는 경기다. 아프리카는 허기진 인류의 아이콘이다. 2002년 세계는 붉은 악마의 광화문 함성을 뚜렷하게 기억했다. 2010년 6월 남아프리카 월드컵에서 우리의 할 일은 무엇인가. 또 '대한민국'을 외칠 것인가. 아니다. 올해는 기아를 구하는 의미에서 '아프리카'를 외쳐봄이 어떨까.
어려운 지구촌 이웃을 생각하고 빈곤을 퇴치시키는 '나눔의 월드컵'은 세월의 켜가 두터워질수록 좋을 듯 하다. 또 다른 빈곤지역, 남미로 이 운동을 확산시키자. 그러고 보니 2014년 월드컵이 남미 브라질에서 열리지 않은가? 세계 최고의 기량을 즐기면서 인류 보편적 가치, 베품과 나눔을 실천하는 '월드컵', 영화 아바타가 우리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주는 산 교훈이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서 한비야는 '우리의 1만원이 최빈국 1인의 생명을 살리고, 2만원이 한 가족을 먹여살린다'고 했다. 국익차원에서 접근하려 함이 아니다. 지구촌 빈국의 민족은 자연을 존중하고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며 살아왔다. 그들은 지구환경을 파괴한 국가와 민족들의 절대 피해자다. 지구를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온 그들에게 대한 지원과 배려는 인류애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G20 정상회의를 처음 개최하는 자긍심을 이 같은 '나눔'에서 찾자. 올해 글로벌 정상국가를 지향하는 한민족의 진정성을 여기서 부터 보여주자. 간단없는 외침 속에 가난에 찌들면서도 '콩 한쪽도 나눠 먹는' 한민족 고유의 덕목-공존과 상생, 평화의 가치를 말이다.
돈이 아니더라도 좋다. 한국 내 '아나바다'운동의 수혜 대상을 저개발국, 빈곤국으로 확대하자. 2세와 함께 하는 이 같은 운동은 지구촌 그린건설의 산 경험이자, 미래 세대에게 주는 교훈이다. <2010년 1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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