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에 신 호봉표 소급적용·주식 200주 지급 제시
기아차 노조가 28일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에서 2009년 임금협상 승리를 위한 상경투쟁을 벌인 가운데, 윤여철 현대기아차 부회장에게 협상에 직접 나설 것을 요구했다. 또 신 호봉표(2010년 적용 예정) 소급 적용과 주식 200주 지급도 제시했다.
노조 관계자는 “윤여철 부회장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아차 노사협상의 연내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고, 협상 기한에 관계없이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했다”며 “서영종 기아차 사장도 ‘자신에게는 (협상과 관련한) 권한이 없다’고 말하고 있어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사장에게 권한을 주던지 직접 나서던지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조는 이날 오전 협상에서 사측이 ‘기본급 동결, 300%+400만원 지급’을 제시해 협상이 결렬됐다며 “신 호봉표를 2009년에 소급적용하고, 현금 500만원 지급과 주식 200주를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연초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즉 ‘기본급 동결, 300%(통상급)+현금 500만원, 주식 200주’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는 것이다.
반면 기아차는 현대차의 주식 지급은 올해 파업을 벌이지 않은 것에 대한 대가인 만큼 지난 7~8월 파업을 벌인 기아차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에 지급한 40주는 무분규 타결에 따른 것”이라며 “기아차는 올해 7~8월 파업을 했기 때문에 똑같이 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기아차 노조가 이날 상경투쟁을 벌이는 등 강경한 모양새를 취했지만 연내 타결에 대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날 4시께 300여명이 모여 40분가량 집회를 열고 자진해산 한 것도 이런 측면을 뒷받침한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현 지부장의 선거 공약도 연내 타결이었고, 집행부는 물론 조합원들도 같은 바램이어서 협상시한을 내년으로 넘길 생각은 없다”며 “회사가 현대차와 차별을 두고 있어서 교섭이 중단된 것인 만큼 (사측이) 진전된 안을 제시하면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집행부 출범 이후 파업을 자제하며 늘어난 생산량을 맞춰왔다”며 “기아차가 올해 역대 최고의 이익률(1조)을 낸 만큼 그에 맞는 성과를 조합원들에게 지급하라는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기아차 관계자 역시 “교섭은 중단됐지만, 이후에 협상을 재개할 여지는 남아있다.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극적 합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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