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차나 더 나왔으면‥”

2009-12-29 10:46
  • 글자크기 설정

올 한해 친환경 그린카 열풍이 불었다. 그 기세만 보면 마치 내년쯤 ‘청정 무공해 자동차’가 나올 기세였다. 올해 출시한 대부분 차량이 연비, 이산화탄소 배출량, 전기 배터리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내세우며 정부와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거기에 정부의 녹색성장이 더해졌다. 정부는 매연이 많이 발생하는 노후차량에 대한 신차 세금 감면 혜택, 전기차량을 위한 개발 장려 정책을 시행했다. 정부와 기업들은 환경과 미래성장동력을 동시에 잡겠다며 저마다 ‘녹색 구호’를 발표했다.

하지만 그 면면을 보면 조금 의아하다. 그 취지는 좋지만 아무래도 ‘끼워 맞추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20년 뒤에나 상용화될 전기차 출시 계획을 서두르는 것, 중대형차 위주의 친환경차 장려책은 당장은 구호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올 초 시행한 노후차 세제 혜택이 대표적이다. 덕분에 차량 판매는 늘었지만 혜택은 준중형 이상급의 차량에 고스란히 집중됐다. 경차는 혜택에서 아예 제외돼 당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일부 운전자들은 차를 오래도록 아껴타는게 왜 친환경적이지 않은 일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차량 교체주기가 줄어드는데 따른 환경공해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전기차 개발 계획도 마찬가지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전기차’라는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은 좋다. 하지만 상용화를 20년이나 앞둔 시점에서 전기차 출시를 1~2년 앞당기는게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그보다는 당장 진짜 실용적·친환경적인 경차나 더 출시됐으면 좋겠다. 차를 줄이는게 가장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주차공간과 연비 등 여러 측면에서 월등히 우수한 경·소형차가 더 개발·출시되야 하지 않겠는가.

이달 초 일본에 다녀왔다. ‘경차의 왕국’답게 보기도 좋고 연비도 좋은 경차를 두루 구경할 수 있었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경차래봤자 ‘마티즈’ 아니면 ‘모닝’이다. 물론 차는 모름지기 커야 맛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해야 한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