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총 47조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착공 예정인 신울진 원전 1·2호기 주설비 공사의 시공사 선정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신울진 원전 수주 경쟁에는 UAE 원전의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포함돼 있어 향후 수주 경쟁이 어떻게 진행될 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발주처인 한국수력원자력은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신울진 원전을 내년 4월에 착공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문제는 입찰 방식과 건설사간의 경쟁이다.
총사업비 규모 1조4000억원의 신울진 원전 1·2호기 주설비 공사는 지난 4월부터 계속해서 유찰과 재입찰을 반복했다. 참여 컨소시엄도 처음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2개에서 현대·삼성·대우·대림 등 4개로 불어났다.
가격을 적게 적어낸 순서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진행하다보니 터무니 없는 가격을 써내는 업체가 나타나 유찰이 거듭됐다. 저가경쟁이 UAE 원전 입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건설 업체 입장에서는 저가 투찰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향후 전세계적으로 400기이상 발주될 것으로 보이는 세계 원전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무조건 원전 공사 실적을 쌓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초로 예상되는 한수원의 재입찰 방식이 어떻게 달라질지와 건설사간의 컨소시엄 재구성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올해 각자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대림산업 중 현대와 삼성은 이번 UAE 원전 공사 참여로 다소 느긋한 입장인 반면 미래 먹거리를 놓칠 수 없는 대우·대림은 초조해 질 수 밖에 없다.
건설사간 답합 가능성도 제기됐다. 각 업체들의 원전 기술 인력 운영 상황, 사업 운영 가능 범위 등이 다른 만큼 적정한 선에서 서로 나눠먹기를 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전 관련 사업은 청와대까지 개입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발주처, 건설 업계 등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여러 경로를 통해 시공사가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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