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악화되는 서민살림… 엥겔계수 8년來 최고

2009-12-2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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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식료품 등의 가격이 상승하며 엥겔계수가 8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엥겔계수는 19세기 독일의 통계학자 엥겔이 발견한 법칙으로 가계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식료품비의 비중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하락하고 생활형편이 나빠지면 올라간다.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로 주류·담배 등 기호식품 지출액은 11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교육비 지출액도 지난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9월 가계의 명목 국내소비지출액은 408조82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9조932억원)에 비해 2.4% 늘어났다. 반면 필수 소비 항목인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은 49조1461억원에서 53조38억원으로 7.8% 증가했다.

전체 소비지출액에서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3.0%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3%보다 0.7%포인트 상승, 지난 2001년(13.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식료품비는 소득 증감 여부에 영향을 적게 받는 비탄력적인 소비품목으로, 식료품비의 지출 비중이 늘었다는 것은 다른 부문의 소비지출이 위축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엥겔계수 상승으로 올해 1∼9월 중 주류·담배의 가계 명목 지출액은 10조49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6637억원)에 비해 1.6% 축소됐다. 주류와 담배 지출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998년(-3.0%) 이후 처음이다.

전체 소비지출액에서 주류·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2.6%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 주류·담배의 실질 소비지출액 역시 지난해에 비해 3.3% 줄었다.

교육비 역시 지출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올 들어 9월까지 명목 교육비 지출액은 30조63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조9880억원보다 2.2%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지난 1998년(-3.2%) 이후 최저다.

한편 내년에 대출금리와 공공요금이 오를 경우 가계의 지출 여력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내수를 통한 경기 회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필수 소비품 지출로 다른 부문의 소비가 줄지 않도록 하려면 고용을 늘려 소득 수준을 높여야 하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고용 여건을 개선하면서 단기적으로는 가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물가와 금리 안정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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