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시간 산통 끝 합의, 15년 만에 무파업 기록
현대차 노사가 21일 재개된 21차 교섭에서 13시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임금동결, 성과급 300%, 500만원, 무상주 40주 지급 등 임금 및 단체협약 개정에 잠정합의했다.
이번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될 경우 무파업을 기록했던 지난 1994년 이후 15년 만에 다시 무파업을 기록하게 된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21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강호돈 부사장(울산공장장)과 이경훈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노조위원장) 등 노사교섭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1차 임단협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올해 임단협의 경우 연내 타결을 원하는 조합원들의 뜻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불투명한 경영환경과 자동차산업 미래경쟁력을 감안해 세계최고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사가 공동노력하고 고용을 보장하기로 한 것이 합의안 도출의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현대차 노사협상 역사상 최초로 기본급 동결을 결정한데 이어 완전 무분규(無 쟁의발생 결의, 無 파업찬반투표, 無 파업)를 이뤄내 의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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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협상에서 15년 만에 무파업 잠정합의를 이끌어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강호돈 부사장(오른쪽)과 이경훈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연합 |
노사 잠정합의안 주요내용은 ▲기본급 인상 없는 임금동결 ▲경영성과 달성 성과금 300%(통상임금 대비)와 200만원 ▲경영실적 증진 격려금 200만원 ▲무파업과 임금동결시 100만원과 주식 40주 지급 등이다.
여기에 ▲고용보장 ▲사회공헌을 위한 노사공동사업(40억 규모) 확대 ▲장학제도 및 건강진단 확대 ▲해외 현지공장과 신기술 도입 ▲공장이전 분야의 단협안에도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동안 현대차 노사는 지난 4월24일 올해 첫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벌였지만, 지난 6월 집행부가 노노갈등으로 사퇴하며 중단됐었다.
이후 노조 역사상 15년 만에 중도실용을 내세운 이경훈 후보가 지부장에 당선되면서 5개월여 만인 지난달 17일 임단협이 재개됐고, 12차례 교섭 끝에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낸 것이다.
1998년 대규모 정리해고로 임금이 동결된 것을 제외하면 노사가 임금동결에 뜻을 같이 한 것은 현대차 노사교섭 22년 역사상 최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13시간 동안 휴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조합원들의 바램인 연내가결을 위해 서로가 힘들게 잠정합의를 이루었다”며 “조합원을 중심에 두고 어렵게 결정을 내린 만큼 조합원 동지들의 판단을 겸허하게 수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 역시 “회사는 모든 최선을 다했다”며 “노사가 현실과 미래를 고려해 합의한 만큼 조합원들의 겸허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노조는 사흘간 잠정합의안을 공고하고 오는 23일 전체 조합원의 뜻을 묻는 찬반투표를 할 예정이다. 가결될 경우 노사가 곧바로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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