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예결위 회의장 점거 장기화
한나라, 단독 예산 심사 들어가
민주, 영수회담으로 '단판'
여야의 예산 대치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결국 국회 파행으로 한해를 마감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예산 단독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예결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가운데 서로의 입장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이 민주당 설득 실패를 염두에 둔 단독 예산안 처리를 검토하고 있어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머국회'가 올해에도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야 모두 또 한번의 폭력사태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어 여야 합의를 이끌어낼 돌파구를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회의장 농성을 해체시키고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를 정상 구성하는 것이 우선 목표다.
한나라당의 심재철 예결위원장은 21일 예결위원회 회의실을 찾아 민주당에게 농성을 풀것을 재차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반발로 농성해제는 실패했고 심 위원장은 한나라당 예결위원들과 단독 예산 검토에 들어갔다.
심 위원장은 "우리가 서둘러 자체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은 수십 페이지가 넘는 자료를 보면서 예산을 검토해야 졸속 부실심사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은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원하는 4대강 예산 삭감 조건을 끝내 거부할 방침이다. 4대강 사업의 핵심 예산을 사수하겠다는 것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국운을 상승시키는 훌륭한 사업이다"며 "사명감을 가지고 이 사업을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과 여야대표 회담'을 통해 4대강 사업 예산삭감 약속이 수용될 때까지 예결위 회의장 점거농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4대강 예산 문제를 풀 수 있는 실질적 결정권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보고 직접 만나 담판을 짓겠다는 것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4대강 예산으로 꽉 막혀있는 예산 심사는 대통령이 풀 수 있다"며 "대통령과 4대강을 비롯한 많은 현안 문제에 대해 깊은 토론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이강래 원내대표도 "대통령은 정면에 나와서 영수 회담에 응해야 한다"며 "협상이 성립되면 내일이라도 농성을 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대통령과 여야대표'의 3자회담 의제에서 4대강 예산을 제외하고 민주당의 예결위장 점거를 풀어야 회담에 응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3자 회담은 결국 불발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앞으로 이 대통령의 '4대강 포기'를 촉구하며 압박을 계속할 예정이다. 또한 원내 협상도 병행하며 민주당의 요구안을 계속해서 전달 할 방침이다.
특히 연내 예산통과를 이유로 준비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단독 예산상정은 반드시 막겠다는 입장이다.
아주경제= 팽재용 기자 paengm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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