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한중 FTA·녹색성장 ‘코드 맞추기’ 나서

2009-12-1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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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김형오 의장 경제4단체장 鄭총리 등 연쇄 회동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 접촉, 기업인과 신뢰관계 구축 총력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한국과의 코드맞추기에 본격 나섰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시 부주석은 17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조찬회동을 시작으로, 김형오 국회의장, 경제4단체장, 정운찬 국무총리 등을 잇따라 예방하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녹색성장 등에 대한 양국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과 시 부주석은 이날 조찬회동에서 양국 관계가 지난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후 제분야에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더 긴밀해지도록 상호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특히 한중 FTA 체결을 위한 ‘산·관·학(정부·재계·학계) 공동연구’를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서로 노력키로 했다.

특히 시 부주석은 “중·한 FTA를 체결하는 것은 양국 이익에 부합한다”며 “양측이 같이한 중·한 FTA 연구는 이미 마무리단계에 있다. 앞으로 양측은 같이 노력해 FTA 공식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유엔 기후변화협상이 조속히 타결되도록 양국이 함께 노력키로 했으며 신재생에너지 등 저탄소 녹색성장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세계 경제 위기 대응 과정에서 양국이 보호 무역주의 저지 등에 적극 협력해 온 것을 평가하고, 내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공을 위해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이어서 시 주석은 김형오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양국은) 수교한지 17년밖에 안됐지만 양국관계는 계속 확장되고, 전면적인 발전을 이뤘다”며 “지금의 양국 사이의 교역액은 이미 1800억 달러를 초과했고 수교당시보다 37배나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금융위기 회복을 위해 양국 교역을 확대하고 금융, 물류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중한 FTA 관련 분야에 박차를 가하고 이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의장은 “양국은 경제적으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며 “수출입을 포함한 교역, 투자, 방문객, 유학생 수 등에 있어 중국은 우리의 1위 교역국”이라고 화답했다.

이런 시 부주석의 한중 경제협력 극대화를 위한 광폭행보는 경제4단체장(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 조석래 전경련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송재희 중소기업 중앙회 부회장)을 만나면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가 양국간 긴밀한 소통과 조율을 통해 에너지절약, 환경보호, 정보통신 등 잠재력 높은 분야에서의 경협 강화를 주장해서다. 양국의 경제적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가다.

시 부주석은 경제 4단체장 및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중한 경제는 어려울수록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고 협력수준을 높여 무역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더 많은 한국기업이 중국의 중서부 및 동북 지역 등의 인프라 투자에 참여하고 투자를 더욱 강화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정부 또한 중국 기업이 한국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양국은 향후 에너지절약, 환경보호, 정보통신, 금융, 물류, 협력 등의 분야에 잠재력을 발굴해 중한경제협력의 새로운 단계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대해선 “저탄소 경제협력 및 양국경제의 지속적 발전은 양국 공통의 과제이며 이를 위해 경제발전 모델의 발굴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며 “에너지 절약, 환경친화적 산업구조, 새로운 소비모델의 창조를 추진해야 하며 경제성장과 환경보호의 조화를 위해 더욱 공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 부주석은 간담회에서 경제4단체장을 비롯한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나완배 GS칼텍스 사장,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 강덕수 STX 회장,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구본준 LG상사 부회장,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등과 두루 접촉하면서 한국 기업인들과의 신뢰관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는 이날 저녁 마지막 일정으로 정 총리와 회담과 만찬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방안, 북핵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18일에는 한중우호협회 조찬, 한나라당 및 민주당 관계자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오후에 경주로 이동, 불국사 등을 시찰하고 김관용 경북지사와의 만찬 간담회 후 19일 오전 김해공항에서 미얀마로 떠난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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