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톡톡 튀는 마케팅이 효과 만점”

2009-12-1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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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이색 광고 마케팅
-미국선 '고급화'-중국, 유럽선 '현지화'로


   
 
현대자동차의 미국 타임스 스퀘어 광고/현대.기아차 제공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현대·기아차가 가지는 상징성은 메가톤급 파워에 가깝다. 신차를 내놓기만 해도 며칠 만에 만대 이상이 팔려나간다. 증권가에서는 시장을 이끄는 대장주로 인식된다. 이미 시장점유율은 80%를 넘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할 것은 다 해본 셈이다.

정몽구 회장의 경영방식도 이제는 해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이뤄 현대·기아차를 세계인에 각인시키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오랜 기간 품질 경영을 화두로 매진해온 정 회장은 불황에 대비해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소형차와 준중형차로 글로벌 시장 패러다임이 바뀔 것을 예견해 유럽 전략형 모델인 씨드나 ‘i’시리즈, 중국형 아반떼인 ‘위에둥’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또 지역에 맞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펴기도 한다. 미국 시장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나 스포츠 후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미 자동차업체로서는 유일하게 국제축구연맹(FIFA)과 2014년까지 공식 파트너 계약을 맺고 장기간 월드컵 공식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2년부터 ‘호주오픈’의 메이저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는 기아차는 올초 호주오픈을 후원해 총 6억 달러(약 8361억원)의 홍보 효과를 거뒀다. 기아차 미국법인은 지난해 1월 미국 프로농구협회(NBA)와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현대차는 전세계 2억명의 시청자에게 생중계되는 슈퍼볼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광고를 내보내며 인지도 상승에 나섰다. 또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를 후원해 최고의 광고효과를 얻기도 했다. 올해 2월 초에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 경기에 경쟁업체들을 따돌리고 ‘초고가’ 중간광고를 집행했고,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방송에 처음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독특한 마케팅 전략도 성장의 끌차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소비자가 차를 구입한지 1년 내에 실직 혹은 파산하게 되면 차를 되사주는 공격적 판촉 프로그램이다. 덕분에 지난 1월 14% 성장을 일궜다. 이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모든 자동차 업체 중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었다.

   
 
현대기아차 2009 FIFA 대륙간컵대회 후원/현대기아차 제공
기아차는 해외 고객들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글로벌 로드쇼 ‘기아 온 투어 2009’를 올해 연말까지 44개국 150여개 도시에서 실시하고 있다. 신차시장 위축으로 경쟁력 있는 신차들과 전략차종을 고객들에게 알려 새로운 수요창출을 하기 위한 묘책인 셈이다.

명품과의 만남도 주선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서울 모터쇼에서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의 공동작업을 통해 탄생한 ‘제네시스 프라다’를 공개했다.

특히 기아차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당시 기아차 사장) 주도로 2005년 ‘디자인(design)’을 미래 핵심 역량으로 설정하고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걸쳐 2006년 브랜드 이미지 혁신을 단행했다.

그 결과 올해 들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초 ‘직선의 단순화’를 반영한 모하비를 시작으로, 로체 이노베이션, 포르테, 쏘울 등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디자인을 갖춘 신차를 잇달아 선보여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높였다. 덕분에 지난해 기아차는 ‘2008 대한민국 디자인대상’을 수상했다.

최근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현대·기아차의 품질 향상은 국내외의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제네시스’가 올해 초 ‘북미 올해의 차’와 ‘캐나다 올해의 차’에 선정됐고, 미국 뉴욕타임즈 계열 ‘어바웃닷컴’이 발표한 ‘2009 최고의 신차’에도 올랐다.

최근에는 미국의 침체된 경제상황과 맞물려 현대·기아차의 소형차 경쟁력도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미국 인터넷 포털사이트 ‘엠에스엔닷컴’이 실시한 ‘15000달러 이하 소형차 톱 10 평가’에서 현대·기아차의 아반떼, 쎄라토, 베르나, 프라이드의 4개 차종이 우수한 안전사양과 뛰어난 연비로 추천차종에 선정됐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후원하는 팀이나 선수의 선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간접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는 스포츠 마케팅은 막대한 금액이 소요되는 광고보다 불황기에 효과적”이라며 “다양한 마케팅 전략 역시 판매량을 계량화할 수 없지만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가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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