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올해 국내 증시서 89조 벌어

2009-12-1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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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올해 국내 증시에서 89조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외국인 보유한 주식 시가총액은 모두 286조3404억원으로 작년 12월30일 165조7996억원보다 72.7%(120조5408억원) 증가했다.

올 한해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증가분은 120조5408억원.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을 사는데 들인 돈(순매수 금액)은 31조5855억원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88조9553억원의 투자수익을 올린 것이다.

이 규모는 금융위기로 33조6034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108조8714억원 규모의 손해를 본 지난해는 물론 코스피가 2000선을 넘겼던 2007년에 거둬들인 수익 70조7132억원보다도 높은 수치다.

◆외국인 매수 종목 수익률 높아

외국인이 이처럼 높은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던 이유는 시장 평균 상승률을 상회하는 종목을 꾸준히 대거 매입했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상승률은 80.61%로 코스피 상승률 47.34%을 훨씬 웃돌았다.
올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인 삼성전자는 올 들어 74.72% 급등세를 기록했고,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와 3위인 POSCO와 신한지주 역시 각각 50.00%, 62.72%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4위 현대차(178.48%) 7위인 하이닉스(211.19%)는 세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또 상승세 속에서 주식 매수를 꾸준히 유지한 것도 투자 수익을 높인 이유로 분석된다.

외국인은 지난 2월 8618억원 순매도를 제외하곤 월별로 적게는 7670억원(1월)부터 많게는 5조9395억원(7월)을 순매수했다.

지난 10월 이후에도 순매수규모는 여전히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국내 시장에서 60조원 가량을 순매도하고 브릭스(BRICs)로 옮겨갔던 외국인들이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위기에 강한 국내 증시의 특성을 파악하고 올해 대거 주식을 사들였다”며 “이들의 예상대로 국내 증시가 회복되면서 큰 수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외국인 매수 강세 내년까지”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 강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역시 글로벌 유동성이 좋은데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출구전략 실행이 늦어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또 국내 기업 실적개선세와 함께 주가시익비율(PER) 10배 수준인 증시 밸류에이션(가치평가)도 재차 부각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게다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순매수를 이어가게 만들 호재다.

황금단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이나 위험자산 선호,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 외에도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등의 호재가 있어 내년에도 이러한 순매수세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미 올해 이런 요소를 반영한 순매수가 이뤄졌기 때문에 내년에 기대 이상의 기업 이익 증가가 나타나지 않는 한 순매수 규모가 올해보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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