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선물 추가상장 ‘기대반 걱정반’

2009-12-1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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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개별주식선물 10개 종목 추가 상장을 실시하는 등 선물시장 파이 키우기에 발 벗고 나섰지만 고질적인 유동성 부족 문제로 시장 활성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고 있다.

10일 전영주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은 이날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5월 주식선물시장을 개설한 이래 처음으로 기관투자자 등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10개 종목을 추가상장하게 됐다"며 "종목수 확대를 통한 신규 헤지수요 유입 및 유사 업종 간 교차 거래 등 새로운 투자전략 개발 촉진으로 주식선물시장이 활성화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목·유동성 공급자 추가로 매매활성화 '기대'

 거래소는 오는 14일 하이닉스, NHN, 기아차, GS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대한항공, 기아차, 삼성물산, 현대제철, SK에너지 등 10개 종목을 주식 선물 시장에 추가 상장한다. 이에 따라 전체 상장종목수가 기존 15개 종목에서 25개로 확대된다.

또, 건설 기계 서비스 운송 화학 등 5개가 업종이 추가돼 전체 13개로 늘어나면서 업종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종목에 거래량이 집중되던 '쏠림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15개 종목 가운데 우리금융지주(1만4950원, 9일 종가 기준)는 상대적으로 싼 가격 때문에 전체 거래량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추가 상장으로 대우증권, 하이닉스, 두산인프라코어 등 1~2만원대 종목이 포함되면서 어느 정도 거래량 분산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신규 상장 종목의 등락률이 기존 종목들에 비해 큰 것도 긍정적이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NHN의 경우 증거금이 저렴하진 않지만 코스피 이전 효과로 변동성이 기대되는 종목"이라며 "신규 상장 종목들 대부분이 기존 종목 대비 등락률이 큰 것으로 나타나 효과적인 헤지 및 변동성 투자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저조한 참여율로 지적받던 시장 유동성 공급자 마켓메이커(MM) 참여도 확대됐다.

우리투자증권, 신영증권, 동양종합증권, 골드만삭스 등 4곳이 참여키로 해 기존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을 포함해 총 7개 사가 선물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게 됐다.

◇여전히 저조한 참여율 및 유동성 부족은 '문제'

그러나 이번 신규 종목 10개를 상장으로 주식 선물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시장이 활성화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유동성과 시장 참여율 때문이다.

올 4월만 해도 일평균 24만 계약이 넘던 주식선물 거래량이 10월 9만4000계약, 11월 8만5000계약으로 감소했다.

거래량 기준으로 개인투자자 비중만 76%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주식선물 초기(5월~10월)만 해도 기관과 외국인 합계 비중은 40%가 넘었지만 최근에는 20%대로 줄어 들었다.


또, 선물 시장 첫 입문을 위한 기본예탁금(개시증거금) 1500만원도 일반투자자 참여를 제한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영화 거래소 파생상품개발총괄팀 부장은 "예전 코스피200 선물 상장 때도 투자자들의 참여율 저조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차츰 시장이 안정·활성화되면서 거래량과 유동성이 확대됐다"며 "기본예탁금 제도는 일반 주식현물 투자보다 리스크가 큰 선물 투자 특성상 투자자들의 과열 참여를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많게는 1000여개 종목이 상장된 해외 선진 선물시장 대비 상장 종목 수가 너무 적은 점도 참여율 저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거래소는 이에 대해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종목 수만 늘렸다간 거래량이 일부 종목으로 편중될 염려가 있어 시장이 안정화되는 정도에 따라 차츰 늘려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마켓메이커로서 참여가 비교적 어렵지 않은 현 제도가 자칫 시장에 책임감 부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워낙 업계의 자발적인 참여가 드물다 보니 거래소는 전산 시스템 등 일정자격 요건을 갖춘 회원사가 참여 의사만 밝히면 쉽게 마켓메이커 자리를 내 주고 있다.

실제 지난해 NH투자선물은 마켓메이커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가 내부적인 인력부족 문제로 중도에 참여를 포기한 바 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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