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연구기관들이 내년 4~5% 경제성장을 점치고 있지만 가계의 체감 경기는 이에 훨씬 못 미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달 6~11일 전국 1000가구를 상대로 설문조사해 10일 발표한 '4분기 소비자태도 조사'의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7.8%는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2%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1%대로 예상한 응답도 25.8%였다.
소득계층별로는 상위 20%인 5분위의 평균 예상치가 2.38%였고, 하위 20%인 1분위의 평균 예상치가 2.04%였다.
이 연구소 신창목 수석연구원은 "주요 기관의 전망치가 4% 내외라는 사실을 질문에 포함시켰는데도 1~2%대로 예상한 가구가 과반수라는 것은 가계가 경제 회복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경제 회복 체감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2.6%(체감 못한다 31.9%, 전혀 체감 못한다 30.7%)를 차지했다. 경기 회복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응답 비율은 2분위(65.2%)와 1분위(64.1%) 등 저소득층이 4분위(57.8%), 5분위(61.4%) 등 고소득층보다 높았다.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가장 큰 이유로는 '소득 감소'(37.4%)가 가장 많았고 '교육비 지출 부담' 16.9%, `주가 및 부동산 가격 하락' 15.6%, '가계부채 증가 및 원리금 상환부담 가중' 10.0% 등이었다.
신종플루가 소비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에 가까운 48.5%가 '이미 영향을 받았거나 앞으로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신종플루로 영향을 받은 소비활동으로는 ▲공연·문화행사·운동경기 관람 ▲모임과 외식 ▲신종플루 예방 관련 상품 구매 ▲관광지 방문 ▲해외여행 순으로 꼽았다.
한편, 연구소가 분기마다 발표하는 소비심리 지표인 소비자태도지수는 4분기에 53.2를 기록, 5개 분기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전분기 대비 상승폭은 0.6포인트에 그쳐 3분기 상승폭(3.7포인트)보다 크게 둔화했다.
이 지수는 기준치 50을 넘으면 소비자의 경기 판단과 향후 예상이 긍정적이라는 의미다.
신 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이 주로 재고조정에서 비롯돼 가계의 체감 경기 회복이 제한적이었고, 최근 주가가 조정을 받은 것도 심리적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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