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2일 우리투자증권 등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자문사를 선정하며 인수 작업을 본격화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과 함께 최대의 인수·합병(M&A) 매물로 꼽히고 있는 이번 인수전이 성사될 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자금 면에서는 충분하다. 포스코는 보유 현금이 6조원에 육박해 지난해 말부터 대형 매물이 등장할 때마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유력한 후보로 꼽혀 왔다.
올 9월 말 현재 포스코의 보유 현금 유동성은 5조8022억원으로 전분기보다는 1861억원이 줄었으나 2분기째 6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인터 인수 가격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다. 즉 포스코는 외부 차입이나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일 필요 없이 단독 인수도 가능하다.
특히 최근 철강 업황이 좋아지며 내년부터는 분기별 1조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대형 매물 인수 후 유동성 위기에 몰리는 ‘승자의 저주’가 포스코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포스코와 대우인터가 그리고 있는 미래 전략이 궤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희 포스코 사장이 지난 3분기 실적발표 때 “지난해 25% 정도였던 상품 수출비가 최근 35~38%까지 올라가며 해외시장 확장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코가 에너지나 자원개발을 중심 축으로 사업다각화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대우인터가 잘 맞는다”며 대우인터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우인터는 국내외에 100여 곳이 넘는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국내 최대 철강 거래업체다. 포스코 제품도 직수출 물량을 제외한 30% 물량을 거래하고 있다.
아울러 중앙아시아 지역 등 전 세계적으로 15곳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점도 포스코가 관심을 가지는 주요한 이유다.
포스코는 최근 정준양 회장이 중앙아시아 자원순방을 떠나는 등 해외 자원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실제 경험은 전무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또 다른 잠재적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는 한화, GS, STX그룹 등에 비해 재무상황이나 시너지 측면에서 앞서고 있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포스코는 대우인터 인수 참여를 결정한 이날 인도네시아 국영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일관제철소 합작 건설에 관한 합의각서(MOA)도 체결했다.
이번 체결로 양사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북서안 찔레곤(Cilegon)시에 단계별로 총 600만t규모의 일관 제철소를 합작 건설한다.
내년 하반기 조강 연산 300만t 규모의 1단계 공사를 착공하고 2013년 말 준공할 예정이다.
합작 파트너인 크라카타우스틸은 지난 1970년 설립돼 연산240만t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판재류는 내수 시장의 60% 수준을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광석 등 제철원료가 풍부한 인도네시아 자원을 개발ㆍ투자해 원가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 연간 3000만t 이상 철강제품을 수입하는 동남아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지난 7월부터 한국광물자원공사와 MOU를 맺고 기술검토 및 조사활동을 전개해 왔다.
아주경제= 김형욱·이정화 기자 nero@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