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의 스트레스로 영국 런던의 금융권 종사자들의 약물 남용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 중독 연예인 등을 치료해온 런던 프라이오리 클리닉의 의사 닐 브레너 박사는 지난 27일 영국 의회 내무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런던의 금융가 '시티' 종사자들의 코카인 중독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공개했다.
그는 "금융계통 종사자들이 (약물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확실히 더 크다"면서 이들이 스트레스가 과중한 업무 환경에서 견디려고 약물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약 치료 재활시설 '라이프 웍스'(Life Works)의 돈 세럿 대표도 30일 '시티'에서 알코올과 코카인 중독으로 치료시설을 찾는 사람들이 지난해 25%가 급증했다면서 이런 현상이 "현 경제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실직했거나 직장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임금 하락에 대한 우려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대부분 회사가 직원들의 약물 오남용 문제에 대한 경영방침이 없다. 높은 성과를 내는 인재들을 보유한 회사들이 이런 문제에 눈을 감아버리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영국의 경기침체가 해소되고 있지만, 약물 오남용 문제가 단기적으로는 해결될 기미가 없다고 전망했다.
영국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6~59세 영국민의 3%인 100만 명 가량이 코카인을 흡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대치다.
영국에서는 현재 1만2000명이 코카인 중독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유럽연합 국가 가운데 코카인 중독 문제가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