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재보선 여야 수장 “할만큼 했다. 하늘(민심) 뜻 기다린다”

2009-10-2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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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정몽준, 1분1초 아끼며 종횡무진…네이밍 화법 표심 사로잡아
민주 정세균, ‘동에 번쩍 서해 번쩍’ 중부권 종단…미소와 몸 낮추기로 승부

14일간의 전쟁은 끝났다. 10·28 재보선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 여야는 마지막 ‘표심잡기’도 28일 0시를 기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일진일퇴를 거듭한 선거유세전 중심에는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있었다.

한나라당 정 대표는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을 정도로 1분1초를 아끼며 지원유세를 펼쳤고, 민주당 정 대표도 ‘동에 번쩍 서해 번쩍’ 수도권과 충북 등 격전지에서 한표를 잡기 위해 온몸을 불살랐다.

한나라당 정 대표의 지원유세 트레이드마크는 ‘강철체력’이었다. 재보선을 하루 앞둔 27일 최대 격전지인 수원에서 출근인사부터 퇴근인사까지 13시간 넘게 유세 강행군을 벌였다. 식사도 차안에서 김밥으로 해결하면서다. 그는 시민들을 향해 큰절을 올리며 한표를 호소했다.

정 대표의 무기는 ‘네이밍 화법’이다. 지난 16대 대선후보로도 나선 바 있는 정 대표를 인지도가 높다. 그러나 정 대표는 만나는 시민들에게 ‘정몽준입니다’라며 자신을 각인시켰다. 또 ‘버스정류장 아저씨, 김밥 파는 아주머니’ 등 유권자의 특징을 부르며 친근감 표했다. 바쁜 와중에도 사진이나 사인 등 시민들의 요구를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한나라당 한 유권자는 “선거 기간 내내 강행군을 이어온 정 대표의 체력이 대단하다”며 “시민들에게 낮은 자세로 다가갔다”고 말했다.

선거 운동 마지막날 민주당 정 대표는 충북과 수도권을 종횡무진 누볐다. 아침 충북 음성에서 지원유세를 시작한 정 대표는 110여㎞를 이동,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기숙사 식당을 찾고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표를 부탁했다. 이어서 한양대 안산 캠퍼스 앞에서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젊은 층의 투표율을 높여야 야당이 살아남을 수 있어서다.

정 대표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근태 한명숙 고문, 이해찬 전 총리 등 거물급 인사들을 두루 포섭, 협심유세를 벌였다. 당대표인 자신보다, 전직 대표나 고문 등을 유세의 선두에 세우면서 자신을 낮췄다.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한 셈이다.

정 대표의 최대 무기는 ‘온화한 미소’였다. 인정 많은 동네아저씨가 미소를 띠며 시민들에게 성큼 다가갔다. 항상 손가락 2개를 펼치며 ‘기호 2번 부탁드립니다’를 외쳤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다”며 “이제 하늘인 국민의 뜻을 기다리는 것만 남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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