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지역 설비 가동 늦어지며 반사효과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중동지역의 석유화학 효과에 따른 반사이익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동의 주요 석유화학 플랜트 증설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아시아지역의 유화제품 수급이 타이트해지며 가격상승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도 중동의 석유화학 플랜트 증설이 지연된 효과가 적지 않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올해 중동 지역에서는 사우디 에틸렌·폴리에틸렌 컴퍼니 'SEPC', 사우디와 일본의 합작투자회사인 페트로라비그(PetroRabigh), 사우디아라비아 얀삽(YANSAB) 등이 설비를 증설하고 상반기중에 가동될 계획이었다.
올 상반기 유화제품 수급전망도 이들 공장의 가동을 전제로 작성됐다. 그러나 이 공장들이 모두 설비문제로 정상가동되지 않거나 상업가동이 연기됐다.
지난해 10월에 가동을 시작한 SEPC는 PE(폴리에틸렌)·EG(에틸렌글리콜) 등의 하위유도품 설비 가동이 지연되며 공장의 정상가동은 7월에 시작됐다.
지난 4월 가동을 시작했던 페트로라비그 역시 가동초기에 기술적 문제와 원료조달 문제로 8월에서야 정상가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7월에 가동이 예정됐던 얀삽은 올해 7월 가동에서 한차례 더 연기돼 8월 말 가동을 시작했다.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카타르 등 중동국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들 대다수가 가동이 1년 이상 늦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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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삼성증권 |
유화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동 설비 가동지연과 저율가동의 원인으로 숙련된 엔지니어의 부족과 석유화학 설비 및 연계된 가스전 개발의 지연 등을 꼽고 있다.
실제로 중동에서는 숙련된 노하우를 가진 기술자들의 수가 현저히 부족한 상태다.
이에 대해 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석유화학 설비를 다루는데 있어서 현지 기술자들의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설비를 다룬 역사가 짧고 아직 기술전수가 100%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페트로라비그와 얀삽의 경우 독자적 원료 조달 창구인 사우디 얀부(Yanbu) 가스 플랜트의 완공이 예정보다 1년가량 늦은 올해 말로 미뤄진 것도 중동지역 석유화학플랜드 가동지연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얀부 가스 플랜트가 올해 말에 정상적으로 가동하게 되면 내년 초부터는 중동지역의 석유화학 플랜트들이 완전가동상태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재의 공급부족이 일시적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일시적 중동특수에 빠지지 말고 중동지역 설비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국내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내년부터 중동의 650만t의 설비가동이 본격화되면서 큰 폭의 공급과잉을 초래할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신시장 개척, 유동성 확보 등의 노력을 통해 공급과잉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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