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한 신종플루 예방 백신이 정부로부터 최종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이던 녹십자가 정부의 수요 급감으로 약 700억원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는 언론 보도로 급락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녹십자는 전날보다 1만3500원(8.26%) 떨어진 15만원을 기록, 나흘 연속 이어진 상승세를 마무리했다.
전날 8% 가까이 급등했던 녹십자가 갑작스럽게 하락 반전하게 된 것은 정부의 신종인플루엔자 백신 구매량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700억원대의 손실을 안게 됐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여름 정부는 1336만명분, 약 2700만도스의 백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접종횟수가 2회에서 1회로 줄어들면서 필요 백신량도 1716만~1996만도스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 정부가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300만도스의 구매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녹십자의 납품 비중은 더욱 줄어들게 됐다.
녹십자는 당초 연말까지 1200만도스의 일반 신종플루 백신을, 연말부터 내년 2월까지 면역증강제가 들어있는 백신 1000만~2000만도스를 정부에 납품할 계획이었지만 내년도 납품 물량마저도 최대 496만도스에 그칠 것으로 보여 면역증강제 구매가격 약 720억원을 손해보게 됐다.
그러나 이승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같은 계산법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정부가 접종 대상으로 산정한 1336만명 가운데 419만명이 8세 이상 영·유아로 외국 사례를 보면 이들은 2회 이상 접종 대상자라는 것이다.
또 GSK와의 구매 계약은 현 시점에서 아직 구두계약에 불과하며 실제 성사될 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GSK 백신 공급가가 1만4000원으로 녹십자보다 3000원이나 비싸기 때문이다.
그는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지역으로의 수출 가능성과 함께 백신관련 실적모멘텀이 4분기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녹십자 백신이 수입 백신보다 2~3개월 먼저 시장에 진입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독점적 구도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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