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상장사는 제조업 신규사업 확장과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산업 진출에 활발한 반면 일본의 대기업 상장사는 사업서비스업 분야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2일 발표한 '한·일 상장기업의 신사업 진출현황 분석 및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기업(코스피 761개사)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신규로 추가한 목적사업으로 제조업(80개사)이 가장 많았다.
풍력과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추가한 기업은 38개사로 뒤를 이었다. 폐기물 처리, 환경재생 등 환경산업도 지난해 27개사에서 올해 36개사로 늘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진출이 활발한 이유로 △전세계적인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과 기존 제조업의 노하우를 활용하기가 용이한 점 △정책지원 확대를 꼽았다.
반면 일본 상장기업(한국의 코스피시장에 해당하는 도쿄1부의 1702개사)의 경우 '사업서비스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한 기업이 69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제조업(55개사), 금융보험업(38개사), 도소매업(26개사) 등의 순이었다.
일본에서 사업서비스업을 신규 사업으로 등록한 업체 수는 한국의 3배 수준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저출산 고령화와 공공부문의 민간개방 확산, 서비스업 규제완화 등으로 인해 일본내 서비스 수요가 늘어난데다 서비스생산성 제고대책, 세제 혜택 등 정책지원이 확대된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일본의 경우 사업서비스업 중 인력파견, 고용알선 등 인력아웃소싱 사업을 신규 추가한 기업이 26개사에 달한데 반해 국내 기업은 1곳에 불과했다"며 "이는 한국이 경직적인 노사문화와 파견제한, 직업소개사업의 가격규제 등으로 고용서비스 시장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급성장세가 예상되는 탄소배출권 시장과 고부가가치 업종인 사업 서비스업에 대해 관심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내년 15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 예상되는 탄소배출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은 제조업체가 주로 관심을 보인 반면 일본의 경우 매매·중개가 주업인 글로벌 종합상사들이 큰 관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올 한해에만 미쯔이상사와 미쯔비시상사 등 5개사가 신규 사업으로 등록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이 신재생에너지 산업과 환경산업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것은 신성장동력 확보나 녹색성장 추진 차원에서 시의적절하다"면서도 "국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협약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탄소배출권 시장에서의 실질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국내 종합상사들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고부가가치 업종인 사업서비스 분야에 대한 관심도 제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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