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강만수, 어윤대 ‘사정-경제-외교·체육’ 등 전방위 관여
이 ‘총리급 행보’- 강 ‘경제전망 개입’ -어 ‘MB 외교 보조’
각 부처 기능 무시, 非실세 위원회 무력화 ‘우려’
정권 실세들이 각종 위원회로 몰려들면서 이른바 ‘위원장 정부’시대가 열렸다. ‘MB(이명박)의 남자’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을 비롯,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 위원장,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등이 이 시대의 3인방이다.
이들은 사정, 경제정책, 외교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관련 정부부처들이 하부적 실무조직으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현정부가 노무현 정부를 ‘위원회 공화국’이라고 비판하더니 이제는 아예 ‘위원장 정부’를 세우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취임과 동시에 ‘1일 1현장방문’ 기조를 걸었던 이 위원장은 21일 경남 밀양을 시작으로 경북 청도, 경산 등을 차례로 2박3일간 방문 지역주민들의 고충을 들을 예정이다. 그는 그간 경인운하 건설현장, 재래시장, 중소기업 방문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550여개 공공기관 감사들을 한 자리에 소집시키는가 하면 반부패기관장 연석회의 정례화 가능성도 언급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에 감사원에서는 “조사권이 없는 권익위가 사실상 해당기관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총리급' 행보에 반발했다.
현정부 1기 내각에서 거시경제정책을 총괄했던 강 위원장의 위세도 위력적이다. 그는 최근 “환율효과가 없었다면 삼성전자, 현대차는 사상 최대 적자를 냈을 것”이라고 고환율정책의 의의를 설파하는가 하면 “출구전략을 쓰든 안 쓰든 더블딥이 불가피하다”고 현재의 경제팀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2·13일 국정감사에서 “더블팁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윤직식 청와대 정책실장이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고 해도 안방마님은 강 위원장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강 위원장은 특히 우측 통행, 인감증명 등 행정사무 축소, 맥주·소주 등 주류산업 규제완화 등 굵직한 정책을 확정지면서 막강 권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이명박 대통령의 베트남 등 동남아권 순방에 맞춰 어 위원장은 한·베트남 주간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순방 기간 어 위원장은 ‘한·배 우정 페스티벌’ ‘한·베 동반성장을 위한 CEO 포럼’ 등 40여 가지 프로그램을 열면서 이 대통령의 외교행보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어 위원장은 취임 후 부처마다 각기 다른 정부 상징 이미지 통합, 7년간 사용한 ‘다이내믹 코리아’인 국가 슬로건 교체 등을 주도하면서 이전 정부와의 차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태권도 등 명품브랜드 개발도 주력하고 있어 정부내에서는 “외교·문화·체육 등 모든 분야를 휩쓰는 마당발”이라는 비아냥이 들린다.
참여정부 시절 춘추관장을 지낸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현정부 들어 각종 위원회는 업무의 조정기능을 갖고 효율적 추진을 위해 설립됐다기 보단 이 대통령이 자기 사람을 심고 권력을 남용하는 위한 것”이라며 “각 부처의 기능은 무시될 것이며 실세 위원장이 아닌 위원회는 더욱 무력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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