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소속 55개 기업을 선별ㆍ집중 육성키로 한 ‘히든챔피언’이 사실상 소속부제와 다르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상장 기업을 자의적 잣대로 우량ㆍ비우량 기업으로 나눈다면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는 금융위원회 지적으로 좌절된 소속부제를 이름만 바꿔 다시 추진하려 한다는 것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독보적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 코스닥 소속 55개 기업을 선정하고 내년 사업계획에 중점사항으로 포함시켜 관리할 예정이다.
히든챔피언이 된 기업들의 공통요건은 △세계시장 점유율 3위 이내 기업 △특정 대륙에서 시장점유율 1위 기업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 △매출액 40억달러 이하 기업이다.
거래소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히든챔피언지수와 히든챔피언펀드까지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 같은 내용의 히든챔피언이 실제 코스닥 기업을 상ㆍ하 등급으로 나누겠다는 소속부제와 다를 것이 뭐가 있냐는 입장이다.
한 코스닥 소속업체 관계자는 “거래소가 기업을 등급화하려면 그 기준도 명확해야 하는데 현재 기준은 그렇지 못하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란 것처럼 모호한 기준이 어디 있느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라고 하는 것은 소비재 기업이 아닌 중간재 기업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소속부제는 벤처기업을 분류하는 제도인데 반해 히든챔피언은 시장점유율 고려한 우량기업을 선별한 것 뿐이다”고 설명했다.
거래소가 추진하는 기업등급화가 기대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한 코스닥 담당 연구원은 “지난 2004년에도 코스닥 시장 내 스타지수를 만들어 30개의 우량기업을 선별했지만 그에 대한 효과는 미미했다”며 “이번 히든챔피언이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인 것은 인정하지만 이벤트성 발표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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