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과 외환파생상품 거래 감소에 따라 국내 은행의 올 상반기 외환파생상품 수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18개 국내 은행의 올 상반기 외환파생 관련 수익은 총 74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0%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외환파생상품에서 1572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2114억원의 수익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686억원 감소한 것이다.
하나은행은 순익 규모가 2175억원에서 27억원으로 급락했다. 우리은행도 수익이 2474억원에서 98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외환파생상품에서 1034억원 손실을 봤던 산업은행은 손실 규모가 1768억원으로 늘었다. 농협도 지난해 상반기에 357억원 순익을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52억원의 손실을 나타냈다.
외환파생 관련 수익의 감소는 올 상반기 외환시장의 불안과 외환파생상품 거래 감소에 따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3월 중순 1573원에서 6월 말 1284원까지 하락했다.
통화선도거래에서 은행은 매수 우위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율이 떨어지면 은행의 손실이 증가하게 된다. 또 키코를 둘러싼 논란으로 파생상품 거래도 크게 감소했다.
신한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외환파생상품 수익이 지난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한은행은 금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외환파생상품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9억원 증가한 1448억원을 나타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1691억원에서 올 상반기 1576억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반면 SC제일은행은 올 상반기 외환파생상품 관련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6.0% 급증한 2939억원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국내 은행의 파생관련 수익은 60%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SC제일은행은 14배나 늘었다.
SC제일은행의 외환파생상품 수익은 2005년 333억원, 2007년 863억원, 지난해 2635억원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 1분기 외환시장이 요동칠 때 달러화 조달에 유리했던 외국계 은행들이 무위험 재정 거래에서 큰 차익을 거뒀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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