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25일째 5799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6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유출 기록이었던 작년 10월8일~11월4일, 20일 연속 이후 가장 오랫동안 자금 순유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자금유출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7월 1795억원이 빠져나간 이후 8월 351억원, 9월 4195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달 들어서도 15일까지만 1800억원이 빠져나간 상태다.
해외 주식형펀드 중 최근 25일동안 가장 돈이 많이 빠져나간 유형은 브릭스펀드로 대변되는 글로벌신흥국 주식형(-2216억원)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주식형(-1047억원), 개별 국가별로는 중국주식형(-1000억원)과 인도주식형(-555억원) 펀드다.
◇ 해외펀드 비과세 폐지 대응전략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개인투자가가 국내에 설정된 펀드를 통해 해외 상장주식에 투자한 경우 주식 매매ㆍ평가손익에 대해 15.4%의 소득세 등 세금을 비과세하던 것이 올 연말로 끝난다. 정부는 2007년 6월부터 시행된 해외펀드 비과세 적용 시한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해외주식 매매차익에 세금이 부과되면 국내와 해외 주식형 펀드 모두 세전으로 같은 10%의 수익률을 기록한다 하더라도 국내주식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고, 해외주식 매매차익에는 15.4%의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해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8.46%가 된다.
정부는 다만 2009년 12월 31일 이후에도 손실이 회복되지 않은 투자자들이 과세되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2010년 한해 동안은 손실 회복 한도 내 이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해외펀드가 일단 올해 말까지 손실 상태라면 2010년 이후로 환매를 연기하는 게 좋다. 이 경우 세금을 내지 않으려면 내년 시장상황을 지켜보다가 원금이 회복되는 시점 직전에 환매를 해야 한다. 다만 만약 계속 투자를 해 세금을 넘어서는 수익률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면 환매를 하지 않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
◇ 중국 등 신흥국 증시조정 대응전략
순자산 기준 44조원에 달하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펀드 투자액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16조6457억원(전체의 37.85%)이 들어가 있는 중국 주식형 펀드다.
이어 브릭스펀드로 대변되는 글로벌신흥국주식 펀드에 27.43%인 12조618억원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주식펀드에 7.39%인 3조2486억원이, 인도주식펀드에 3.90%인 1조7134억원이 각각 투자돼있다.
특히 중국 펀드의 90% 이상이 투자돼 있는 홍콩H지수가 1만3000선에 근접하면서 2007년 11월 1일 고점(20609.10)을 3개월 앞둔 2007년 8월 수준을 회복하자 원금이 회복된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해외펀드 가속화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증권은 최근 4분기 펀드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중국 H증시는 글로벌 최대수준의 금융주 비중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중국 금융당국이 부실자산 발생가능성을 축소하기 위해 금융기관 관련 규제의 강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정부가 최근 통안채 발행 확대와 함께 시작한 유동성 흡수정책이 확대될 수 있어 단기적 증시전망은 긍정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인도시장도 단기급등에 따른 속도 조절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시장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시장 판단을 하고 포트폴리오 조정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전략적인 차원에서 여유자금이고 1년 이상 장기투자를 계속할 돈이라면 조정시 추가 분할매수전략을 가져가되, 6개월 내 필요한 자금이면 어느 정도 회복된 지금 분할 매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