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 이후 잠잠했던 강남재건축 시장이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강남재건축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은마아파트가 연내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이르면 내년 초 재건축 실시 여부를 결정 짓기로 한 데 이어, 송파구 잠실5단지도 이달 중 안전진단을 실시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지 부동산에는 이미 나왔던 물건이 거둬들여지고 호가가 치솟는 등 분위기가 반전됐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112㎡는 현재 12억원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이미 저렴한 물건은 거의 해소되고 남아있는 물건 중 일부는 호가 조정에 들어갔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대치동 M공인 관계자는 "분위기는 벌써부터 반전됐다"며 "이번에야 말로 재건축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어 앞으로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 2003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왔으나 중층재건축이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강남집값 오름세, 정부 규제, 조합원 갈등 등과 맞물리면서 예비안전진단에서 3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지난 8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개정됨에 따라 안전진단 주체가 재건축추진위에서 강남구(지자체)로 변경됐고 강남구청 측은 은마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의지가 강해 이번에야 말로 재건축이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는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송파구 잠실5단지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잠실5단지의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조합측에서 3억5000만원의 비용을 선부담하는 조건으로 이달 중 안전진단 실시를 구청에 요청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잠실동 J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잠실5단지도 31년이나 지난 노후화된 아파트인 데다 은마보다 대지지분이 높고 한강변이기 때문에 은마가 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이 곳의 재건축도 막을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에는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109㎡는 12억원선, 118㎡은 14억7000만~15억원선에 매물이 나와있다.
G부동산 관계자는 "안전진단 추진 소식이 나온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나와있던 매물의 대부분이 거둬들여졌고, 그렇지 않은 매물은 호가가 1000만원가량 올랐다"며 "문의전화도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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