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불황 타개를 위해 올해 시나리오별 비상경영체제로 각 계열사를 운영한 삼성그룹이 내년도에는 정상경영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14일 "지난해 말까지는 사업 계획을 짜면서도 경제 상황이 급변해 제출한 지 열흘만에 모두 폐기하고 수시대응체제로 대응했었지만 올해는 그렇게 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환율이 안정을 되찾는 등 시장불안 요소가 해소 기미를 보이고 있고,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매년 10월 중·하순께 각 계열사별로 다음연도 사업계획(A)을 마련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전사경영회의에서 A를 확정하면서 별도의 비상경영계획(B)를 첨부했지만, 경기 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되자 두 안을 폐기하고 3개월, 6개월 단위로 시나리오를 세워 대응하는 수시대응체제에 돌입했었다.
삼성이 최근 원·달러 환율 1100원, 금리 6.4%(3년 만기 회사채 기준), 배럴당 유가 84달러, 경제성장률 2.3% 등의 전망을 제시한 것 역시 각 계열사별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데 가이드 라인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삼성그룹 실적의 '환율 효과' 발언과 관련해 "기업은 그저 열심히 일할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환율 등 대외적인 요소에 연연하지 않고 기업 경쟁력 향상에 매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 위원장은 지난 13일 전경련 조찬강연에서 "환율효과가 없었더라면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환율이 1030원까지 떨어졌던 2006년 당시에 800~900원대로 떨어져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었다"며 "환율 덕을 본 것은 맞지만, 이 요인만으로 최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삼성 사장단회의에서는 고규영 카이스트 생명과학 교수가 '바이오 신약 항체 기술발전 동향'에 대해 강연을 했다.
고 교수는 이 자리에서 "바이오 신약과 IT사업은 전문인력과 풍부한 판매망, 높은 경쟁력 등 유사한 점이 많다"며 "이같은 고비용 고수익 사업은 고도의 전문기업인 삼성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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