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韓 경제회복 둔화될 수도"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14일 "한국 경제 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제10회 세계지식포럼'을 통해 "세계 경제가 내년 심각한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경제는 빠른 회복세라고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회복세는 (세계 경제의) 재고조정 효과 때문에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한국 경제 회복은 많은 부분 국제 교역 회복에 의존했는데 이러한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크루먼 교수는 세계 각국 '출구전략'이 상당기간 늦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실업률이 7%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적어도 2년간 0%대 금리를 유지하는 등 세계적으로 수년 간 통화확장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출구전략은 각국이 상황에 따라 조금 빨라지거나 늦춰질 수 있지만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며 "최근 금리를 올린 호주는 아직 금리를 올릴 만큼 탄탄한 경제 수치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출구전략을 늦출 경우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단순히 통화량을 늘린다고 해서 무조건 인플레이션을 겪는 것은 아니다. 제로금리 상태에서는 통화량 증가가 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주요국들이 재정적자를 통해 경기부양책을 편 것과 관련 "재정적자가 세계를 (대공황의) 벼랑 끝에서 구했다. 적자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며 "앞으로 경기부양책을 한 번 더 써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e-mail]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