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 및 자회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이날 한전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기업인 효성그룹에게 약 590억원대의 불법 하도급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
민주당 소속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재균 의원은 12일 열린 한국전력 국정감사에서 “효성은 한전으로부터 지난 2007년과 2008년에 수주한 약 590억원 규모의 철탑 물량을 지난 5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하도급 입찰을 실시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2인 이상에게 하도급한 자는 8개월 동안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돼 있다.
또 하도급 제한규정을 위반해 하도급한 자 및 발주관서 승인없이 하도급을 하거나, 발주관서의 승인을 얻은 하도급조건을 변경한 자는 부정당업자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게 돼 있다.
앞서 효성은 지난 2007년과 2008년에 한전으로부터 약 590억원 상당의 철탑을 수주했다.
그러나 효성은 올해초 그룹차원에서 철탑사업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판단하에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생산직 근로자 80명도 해고했다.
이에따라 효성은 이미 수주해 놓은 철탑을 처리하기 위해 철탑사업 구조조정 후 한전에 '공급유자격자 등록사항 변경신청'을 제출했다.
그러나 효성은 공급유자격자 등록사항 변경신청시 필수작성항목인 ‘도급 점유율’을 공란으로 처리했다.
김 의원은 “도급점유율 기입란이 공란으로 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전은 효성의 공급유자격자 등록사항 변경신청 이틀만에 승인을 해주었다”며 “이는 효성과 한전간의 담합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추궁했다.
김 의원은 또 “대통령 사돈기업이 아니면 한전이 필수작성항목까지 채우지 못한 신청서를 승인해 줄 수 있겠는가, 권력에 고개숙인 게 아닌가”라며 “국가계약법과 전기공사업법에 따라 제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대해 김쌍수 한전 사장은 “권력에 고개숙인 적 없다. 효성은 철탑제작자로서 공정하게 처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믿어주십시오.”라고 답변했다.
김 사장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재균 의원은 “효성 문제 처리에 따라서 김 사장의 투명경영 의지가 달려있다”며 “이 문제를 확실히 밝혀달라”고 채근했다.
정장성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도 “효성 문제는 특별히 모범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철저히 조사해서 상임위에 보고하라”고 거들었다.
이에대해 효성은 "한전 공사관련 불법하도급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한전의 철탑공사 관련 계약은 국가계약법 및 전기공사업법에 근거한 한전의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하도급 승인 절차를 거쳐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또 하도급 신청으로부터 승인까지 한 달이 소요됐고, 공급유자격자 등록사항 변경신청서 ‘도급점유율’ 기입란도 앵글철탑은 하도급율을 20%로 명기했고, 강관철탑은 구두로 40%라고 통보했다고 해명했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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