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천정부지로 치솟던 테마주 수익률이 일제히 반토막으로 추락해 거품 논란을 낳고 있다.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급등했으나 실제 실적은 이에 턱없이 못 미친 탓이다. 하반기 들어 본격 부각된 신종플루주 역시 단기급등 이후 줄줄이 약세로 돌아섰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주요 테마주인 자전거ㆍ우주항공ㆍ방위산업 관련주는 9일 현재 연고점 대비 40~60%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육성 의지를 피력한 자전거주는 상반기 테마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그러나 대장주 격인 삼천리자전거 주가는 작년 말 6190원에서 올해 5월 15일 3만4500원으로 457.35% 급등한 뒤 현재 1만4000원으로 무려 59.13% 급락했다.
참좋은레저도 올해 들어 3420원에서 1만9800원으로 480% 가까이 치솟은 뒤 현재 7420원으로 62.52%나 빠졌다.
방위산업주도 마찬가지다.
휴니드는 6월 초 1만3000원대에서 현재 8000원대로 급락했고 빅텍도 이 기간 5000원대에서 2400원대로 밀렸다.
나로호 발사로 기대를 모았던 우주항공 테마주는 8월 말 발사 실패 이후 약세를 면치 못 하고 있다.
쎄트렉아이는 8월 12일 4만1800원에서 현재 2만5050원으로, 한양이엔지도 1만2000원대에서 6000원대로 주저앉았다.
8월 중순부터 신종플루 사망자가 불어나면서 급부상했던 관련주는 전달 초 고점을 찍은 뒤 이내 미끄려졌다
파루는 9월 8일 9570원에서 현재 2730원으로 한 달만에 70% 넘게 떨어졌다. 녹십자도 한때 20만원을 넘어섰지만 현재 14만원대까지 밀렸다.
증권가는 이에 대해 전반적인 코스닥 시장 약세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 코스닥은 5월 21일 562.57로 연고점을 찍은 뒤 현재 506.29로 10% 넘게 떨어졌다.
봉원길 대신증권 연구원은 "테마주는 기대감을 반영해 크게 오르게 되는데 오름세를 유지하려면 유동성이 받쳐줘야 한다"며 "기관 매도 확대로 테마주 수급도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약세는 앞서 예견된 것이란 지적도 있다. 수혜를 실적으로 확인하려면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과거부터 테마주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단기급등 한 뒤 반락을 되풀이해 왔다는 것.
이선화 SK증권 연구원은 "일부 종목 주가이익비율(PER)은 수백 배에 달해 기업분석 자체를 포기해야 할 정도"라며 "테마로 실제 수혜를 보는 종목은 많지 않은 탓에 반드시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전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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