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서울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구당 소득 상승률의 4.6배에 달하면서 서민들이 내집마련을 위해서는 3년전보다 10년 정도 더 돈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평균 4024만원의 소득자가 강남에서 30평형대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58.5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태원(한나라당) 의원은 8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2006년 7월 이후 지난 8월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평균 22.6% 상승한데 비해 가구당 평균 소득은 4.9%밖에 오르지 않아 아파트값 상승률이 4.6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의 3.3㎡당 평균 아파트 가격은 1722만원으로 2006년 7월 현재 1404만원에 비해 22.6%나 증가했다"며 "반면 통계청이 조사한 서울 전체가구의 가구당 연평균 소득은 3836만원에서 4024만원으로 4.9% 늘어나는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서민들이 저축을 통한 내집마련기간도 109㎡의 경우 지난 2006년 7월 현재 30.2년에서 2009년 8월 현재 40.9년으로 늘고, 82.6㎡의 경우에도 25.7년에서 34.5년으로 각각 10.7년, 8.8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노원구가 59.9%로 가장 높았으며 강북구(38.3%), 중랑구(37%), 도봉구(33.6%), 금천구(31.7%) 순이었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도 각각 6.1%, 5.2%, 5% 증가세를 보여 서울지역 전반에 걸쳐 집값 상승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 전체 가구의 2009년 2분기 기준 연평균 소득은 4024만원이며 이 가운데 저축 가능액은 731만원이었다.
저축가능액 731만원을 같은 기간 정기예금 금리 2.84%로 매년 저축할 경우 서울 109㎡ 아파트를 마련하는데 40.9년, 82.6㎡ 아파트는 34.5년이 소요된다.
지난 3년간 구 별 내집마련 기간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강남구로 109㎡의 경우 13.6년(44.9년→58.5년), 용산구 12.4년(37.1년→49.5년), 노원구 12.1년(20.8년→32.8년) 등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경제위기를 거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제위기가 없었다면 집값은 더욱 크게 상승했을 것"이라면서 "이는 각종 개발계획을 수립·발표하면서 부동산 가격 대책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오세훈 시장이 추진 중인 한강·서남권·동북권르네상스 등 각종 개발 계획이 서울 집값 상승에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향후 개발 계획 수립·발표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 대책이 함께 마련되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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