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구의 기업노트) 원하는 것에 사랑의 주술을 걸어라

2009-10-1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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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개봉한 영화 《트로이》는 미남배우 브래드 피트가 아키레스로 분해 여성관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영화를 보면
프리아모스 왕이 죽은 자식의 시신을 찾기 위해 아킬레스에게 간청하며 "시신을 돌려다오! 내 손으로 자식의 눈에 동전을 얹게 해 달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 그리스에서는 장례를 치룰 때 시신의 눈 위에 동전 두개를 올려놓았다고 한다.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이 엄숙하듯이 근대 이전의 원시화폐는 신에게 바치는 지불수단이었으며 '성스러운 돈(sacred money)'이었다.

여기서 화폐의 기능은 시장 교환을 위한 교환수단이 아니라 신에 대한 지불이 우선적인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가 화폐를 현대적 관점에서 오로지 교환 유통수단으로만 이해한다면 자칫 역사적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우

우리가 지금 생각하듯이 최초의 화폐 기능은 시장을 염두에 두는 교환수단이 아니었다. 화폐는 생전에 지었던 죄를 씻고 신에 대한 채무를 갚기 위한 지불수단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일반적으로 원시화폐는 공동체를 상징하고 통합하는 물리적 소재들이 주로 사용되었으며 사람들의 믿음과 기원(祈願)이 위탁되곤 하였다. 예를 들어 카우리 조개껍질(cowrie, 별보배 고둥, 紫貝)은 생김새가 여성의 생식기 모양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산, 풍요, 번영을 상징하는 대표적 화폐였다. 그렇게 이어지는 화폐의 상징성을 생각해보면 현대인의 일상생활 속에 나타나는 화폐에 대한 주술적 관념도 이해할 수 있다.

어떤 효자는 지갑 한 쪽에 1만원과 5000원짜리 지폐 한 장씩을 고이 간직하고 다닌다. 바로 연로한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 주신 세배 돈인데 일종의 부적인 셈이다. 1년 동안 그렇게 지니고 다니다가 그 다음 해에 받은 세배 돈으로 바꿔 넣는다고 한다.

대개 부자들의 공통점도 돈에 사랑의 마법을 거는데 있다. 사랑과 집착이 다르듯이 돈을 악착같이 모은다고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짜로 돈을 벌고 싶다면 돈에게 '너를 사랑한다!'는 마법을 걸어야 한다고 한다. 돈은 아껴주는 사람에게로 반드시 돌아온다. 일본에서 가장 세금을 많이 낸다는 부자는  지갑에 지폐를 넣는데도 그림방향에 맞추고 돈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고맙다!'고 인사말까지 하는 신조를 부자 되는 비결로 삼고 있다.

어느 번창한 식당에서는 손님에게 거스름돈을 신권으로 주기 위해 아침부터 종업원들이 은행에 달려간다고 한다. 은행에서 1인당 신권 바꿔주는 금액이 하루에 20만원으로 제한되어 있다고 하니까, 모든 종업원들이 다 동원되어야 거스름돈을 마련할 수 있나 보다.

이처럼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그 대상을 열렬이 사랑하고 아끼는 것은 돈 뿐만은 아닌 것 같다.  기업도 고객을 지극히 여기고 아끼면 반드시 고객으로부터 그 보답을 받는 다는  사실은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된 바가 있다.

77일간 생산 전면 중단이라는 악몽을 겪었던 쌍용차가 최근 들어 생산 및 판매가 거의 정상화 수준에 이르러 회생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한다. 신차 개발을 위한 자산매각도 순항 중이라는 소식도 반갑다.

 

"쌍용차는 흔들릴 자격이 없다"는  광고문구대로 쌍용차 임직원들이 어려운 가운데도 쌍용차를 구입해 준  고객에 대한 사랑을 잊지 말고 회생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반드시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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