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삼성전자 효과' 실종

2009-10-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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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효과가 주식시장에서 사라졌다.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내놨으나 삼성전자 주가는 물론 코스피도 약세를 면치 못 했다. 삼성전자가 2분기 깜짝 실적으로 7월 이후 증시 랠리를 점화시켰던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에 대해 3분기 호실적을 이미 주가에 선반영한 상황에서 4분기 실적둔화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26% 하락한 74만5000원을 기록하며 연사흘 떨어졌다. 코스피도 0.52% 내린 1598.44로 거래를 마감, 8월 말 1591.85 이후 처음으로 1600선을 내줬다.

이날 삼성전자는 3분기 예상실적 발표에서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4조1000억원과 매출액 36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에 해당하는 것으로 시장에서 평가됐다. 실제 기존 사상최대 실적인 2004년 1분기 영업이익 4조1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그러나 호실적에도 투자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 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기대는 이미 선반영돼 시장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절대 실적치보단 향후 실적개선 속도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 들어선 한껏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란 이야기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1ㆍ2분기에 이미 깜짝 실적으로 랠리를 경험한 탓에 시장은 전보다 높은 수준을 원하게 됐다"며 "이번 실적은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고 전했다.

증권가는 이번 삼성전자 영업이익에서 반도체와 LCD가 절반 수준인 2조원 이상을 차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비해 상반기 실적개선을 주도했던 것은 휴대전화와 텔레비전 부문.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강세는 반도체와 LCD가 원동력이 됐을 것"이라며 "텔레비전과 휴대전화는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주가 향방은 모든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업종 구조조정으로 절대우위를 점한 메모리 부문과 함께 텔레비전, LCD, 휴대전화가 나란히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실적도 경쟁사 몰락에 따른 반사이익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며 "향후 IT산업 회복 속도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 아래로 떨어진 것도 부담스럽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은 휴대전화와 텔레비전 부문 영업이익을 감소시킬 것"이라며 "3분기 내내 강세 내지 안정적인 가격을 기록했던  LCD 패널 가격도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은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은 반도체 1조1000억원과 LCD 7400억원, 통신 7900억원, 디지털미디어 5700억원으로 모두 3조20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추산한다"며 "3분기와 갭을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가 향후 주가 흐름에서 관건"이라고 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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