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청문회'···팽팽한 신경전

2009-09-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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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총공세·장남 이중국적 부각
임태희 후보자 인사청문회 우여곡절끝 6일만에 열려

22일 열린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가히 '세종시(행정복합도시) 청문회'를 연상할 정도로 여야 의원들의 의견이 팽팽히 갈리는등 시종일관 긴장감속에서 진행됐다.

세종시 원안 수정 발언을 둘러싸고 한나라당은 국토의 비효율적인 운용을 주장한 정 후보자를 적극 옹호했지만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충청권에 기반을 둔 의원들은 총리 자질을 거론해가면서 맹공을 퍼부었다.

◆정 후보자 "양심따른 발언" 野 "총리 자질 의심"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세종시의 원안을 수정하겠다는 발언과 관련해 청와대와 교감이 없었다는 본인의 변명이 사실이라면 총리의 기본자질도 없는 것"이라고 정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세종시는 비효율적"이라며 "세종시 건설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보완이 필요하다. 행정기관 이전 고시는 될 수 있도록 빨리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도 "세종시법은 국회가 제정한 것이고 예산권도 국회가 갖고 있다"며 "행정부는 집행권한만 갖고 있고, 총리는 세종시 기본계획을 변경할 법적권한이 전혀 없는데 수정 추진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따졌다.

이에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은 "세종시 문제는 총리가 자기 혼자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정치권과 충청권, 정부의 의견수렴을 통해 약속을 지키는 방향으로 하면 된다"며 야당의 공세를 막았다.

◆장남 이중국적 문제 부상

이날 청문회에서는 장남의 미국 국적도 또다른 쟁점으로 떠올랐다. 오전 청문위원들에게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후보자의 장남은 병역은 마쳤지만 한국 국적은 상실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장남의 이중국적 문제를 제기하자 "현재 미국 국적 포기신청 중"이라며 "저의 특수한 상황 설명하면 이해할 것"이라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정 후보자는 "아들이 군대를 가겠다고 해서 (제가) 고마워했다"며 자신의 아들은 일반적 경우와는 달리 한국과 미국의 국적을 서로 다른 이름으로 가졌다면서 "아무런 의도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대에서 나오면 2년 내에 (국적을) 선택해야 하는데 우리 아이는 미국 국적을 포기한 것으로 착각하고 그런 아이디어가 없었던 것 같다"며 단순 착오에서 국적 문제가 비롯됐음을 강조했다.

◆임태희 노동장관 "위장전입 잘못됐다" 사과

청문회 연기사태속에 6일만에 우여곡절끝에 열린 임태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위장전입과 소득세 신고누락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임 후보자는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 "제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작은 잘못은 크게 봤다"고 사과했다.

그는 "다만 당시 장인이 선출직으로 출마하는 과정에서 성인 가족들의 경우 다 그 지역에 내려가는 분위기 였다"며 "저만 빠지는 것에 대해 여러가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위장전입을 했다"고 설명했다.

도덕성을 검증하는 야당의 날선 질문도 오갔다.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자식들의 주식투자 의혹을 재기하면서 "당시 해당 투자신탁은 채권형.주식형 상품만 판매했고 일반예금은 취급하지 않았다"며 주식 투자가 아니라 일반 예금 상품이라는 후보자의 해명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재산신고시 두 자녀의 헬스 회원권을 누락한 것에 대해 "장녀와 차녀 회원권 구입시 취득세를 냈으면서 회원권으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임 후보자가 2004년 1월 경기도 분당 정자동 아파트를 9억4100만원으로 신고했으나 보름만에 5억7100만원으로 정정신고한 것과 관련한 '다운계약서' 의혹도 제기됐다.

한편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무원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에 대해서는 임 후보자는 "공무원노조가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방치 못한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이나연·팽재용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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