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금세기 내에 우리나라에서 겨울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또 슈퍼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왔다.
6일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현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2071년~2100년 사이에 태백산과 소백산 인근 내륙지역을 제외한 남한 전역이 아열대 지역(기후구)으로 변할 것으로 관측됐다.
금세기 안에 서울과 수원, 대전, 광주, 대구, 울산 등 국내 주요 지역에서 영하권의 추운 겨울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기후변화감시센터는 1971년부터 2000년까지 30년 간 관측한 기온의 평균값과 수치예측 모델을 통해 나온 기온 증가치 등을 근거로 이같이 추정했다.
기상청은 30년 평년값을 근거로 전남 목포에서 부산에 이르는 남해안 일대를 아열대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통상 아열대 기후는 월평균 기온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이며 가장 추운 달의 평균 기온이 18도 이하인 상태를 말한다.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 왕벚나무의 서식지가 고산지대에 국한되고 사과나 감귤, 대나무 등의 주산지가 대거 북상할 것으로 기후변화센터는 전망했다.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는 한반도의 계절 변화가 앞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겨울은 1990년대 들어 1920년대에 비해 한 달 정도 짧아졌지만 여름이 20일 안팎 늘어났다. 봄꽃의 개화 시기도 점차 앞당겨졌다.
기후변화센터는 금세기 말에 한반도의 여름철 불볕더위 빈도는 증가하겠지만 겨울철 혹한 빈도가 감소하고 한반도 북쪽의 여름철 강수량 증가량이 남쪽에 비해 클 것으로 예측했다.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 온도가 지금보다 2~4도 오르면서 2005년 8월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해 16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카트리나와 같은 강력한 슈퍼태풍이 한반도에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후변화센터는 관측했다.
태풍의 강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수 중 하나가 해수면 온도인데 한반도 연안 온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슈퍼 태풍의 발생 빈도가 높아질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 센터의 설명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태풍을 5등급으로 분류할 때 4등급 이상을 슈퍼 태풍으로 간주한다.
4등급 태풍은 최대 풍속이 초속 70m, 일 강수량 1000mm 이상 폭우를 동반한다.
지금까지 한반도에 사상 최악의 인명피해를 끼친 태풍은 1936년 8월 남한 전역을 강타한 태풍(당시에는 태풍 이름을 붙이지 않았음)인 것으로 기록됐다.
당시 제주에서는 초속 35.8m의 강풍이 불고 강릉에서는 358mm의 집중호우가 내려 1232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1646명이 다쳤다.
박관영 기후변화감시센터장은 기상청 주최로 8일 충남 태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기후변화와 녹색성장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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