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줌인) 이통요금 인하 'SKT 결정' 시선집중

2009-09-0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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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요금인하 여력 상당 수준...KT·LGT, 상대적으로 불리

   
 
 
"이동통신 요금인하는 후발사업자만 두번 죽이는 셈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MB정부의 통신비 20% 인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이동통신 요금인하를 추진하면서 KT, LG텔레콤 등 후발사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방통위가 마련 중인 선불 및 무선인터넷 요금제 인하,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 등 요금인하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후발사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요금인하 여력이 없어 SK텔레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발사업자들은 그동안 SK텔레콤과 마케팅 경쟁을 벌이며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에 추가적인 요금인하를 추진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김희수 통신정책그룹장(박사)이 최근 발표한 '이동통신 요금에 대한 정부 규제의 바람직한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KT와 LG텔레콤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SK텔레콤과 비교해 각각 5분의 1, 25분의 1 수준이다.

이통사들은 향후 투자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적인 요금인하는 무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미 상당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어 요금인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사업개시 이후 상당 규모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요금인하 여력도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KT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에 비해 요금인하 여력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KT(옛 KTF)는 지난 2006년 사상 최대 규모인 1조2000억원 수준의 설비투자를 했고 최근 3년 동안 당기순이익이 매년 2000억~3000억원 수준에 이르고 있다.

LG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7000억원의 설비투자를 했으나 최근 3년 동안 당기순이익이 2500억원 수준이며 사업개시 10년 만인 지난 2006년에서야 누적손실에서 벗어났다.

김 그룹장은 "SK텔레콤은 적정 투자보수 및 추가 투자여력 확보의 필요성을 감안하더라도 당기순이익의 상당 부분에 해당하는 요금인하 여력이 있다"며 "하지만 KT와 LG텔레콤은 상대적으로 요금인하 여력이 현저히 적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업자 간의 수익성 격차가 크기 때문에 정부가 이용자들이 만족할 수준의 요금인하를 추진할 경우 후발사업자들의 경쟁력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정부와 시민단체의 압박에 따라 요금인하를 추진할 경우 KT와 LG텔레콤도 요금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슷한 수준의 요금인하를 단행할 수밖에 없게 된다.

요금인하는 후발사업자들에게 수익성 악화는 물론 SK텔레콤의 요금 경쟁력 강화로 인해 오히려 점유율이 감소하는 등 이중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후발사업자 한 고위관계자는 "통신요금 인하는 SK텔레콤에 시장지배력 확대 효과는 기대할 수 있어도 후발사업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며 "가입자 유치에 요금 경쟁력도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SK텔레콤이 요금을 낮추는 만큼 후발사업자들도 따라 갈 수밖에 없어 결국 정부의 요금인하 의지는 SK텔레콤에만 유리하게 작용하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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