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강정원 행장, 현장 챙기기로 위기 타파

2009-09-0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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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자세한 일정은 알 수 없습니다. 행장님이 2달여에 걸쳐 영업점을 방문해 현장을 직접 챙기고 있지만 행장님이 일정을 정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에 따라 행장님의 외부 일정 잡기가 곤란할 정도입니다"

최근 국민은행 비서실 관계자는 강정원 행장의 영업점 불시방문이 많아졌다며 비서실 입장에서 일정 잡는 것이 힘들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불시에 영업점을 방문하는 등 현장 경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위기가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리딩뱅크로서의 자리를 이어가고 글로벌뱅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정원 국민은행장(가운데)은 영업점 불시 방문을 통해 현장 챙기기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7월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왼쪽)과 함께 서민금융 지원차 지점을 방문한 강 행장.

2개월 전부터 시작된 강 행장의 현장 경영은 이번달까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강 행장의 현장 챙기기는 취임 당시부터 강조됐던 것이다. 강 행장 주도로 국민은행은 국제적 수준의 업무 처리(IBP)를 목표로 조직 문화의 혁신을 추구했다.

강 행장은 올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2단계 IBP를 추진하고 있으며 '정직·정확·신속·친절'의 심화를 핵심 실천 과제로 삼았다.

국민은행이 지난해까지 한국생산성본부 선정 은행 부문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3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는 것은 강 행장이 고객 서비스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강 행장은 "경쟁 은행들보다 더 편리하고, 더 효율적이고, 더 우수한 금융 서비스로 고객들의 마음을 잡아야 리딩 뱅크로서의 위상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강 행장의 머리속에는 요즘 '녹색과 '서민'이 떠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절반이 국민은행의 계좌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어려울 때 국민을 돕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강 행장의 생각이다.

국가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녹색성장에 대한 강 행장의 열정 역시 뜨겁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말부터 국내 최초로 기업 신용평가항목에 친환경성 부분을 추가하며 녹색금융의 의지를 피력했다.

강 행장은 최근 어깨가 무거워졌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결정하면서 국민은행 역시 이에 따른 파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서 중징계가 확정되더라도 황 회장이 오는 2011년 9월까지 임기를 마치는 것에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

그러나 금융권에서 직무정지라는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무거운 징계라는 것을 감안할 때 황 회장의 거취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출현하고 있다.

황 회장이 자리를 지키더라도 CEO로서의 평판에 금이 간 황 회장의 조직 장악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KB금융은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은행 사업 부문을 맡고 있고 황 회장이 비은행 부문을, 김중회 사장이 그룹 지원을 맡는 트라이앵글 사업 구조라는 것을 감안하면 강 행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국민은행이 글로벌뱅크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어수선한 KB금융 사태 속에 강 행장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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