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민생과 중도실용, 통합을 내세운 이명박 정부의 집권2년차 내각 개편이 단행됐다.
이번 개편과 개각은 '화합형 인사'가 핵심이다. 특히 국무총리의 경우 지역과 이념을 뛰어넘을 수 있는 '비영남 인사'인 정운찬 서울대 교수가 후임으로 정해졌다.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부터 인수위원장을 제의받았을 정도로 끊임없이 총리로 거론돼왔다.
지난2007년 4월 대통령 불출마 선언 전까지 유력한 대통령 예비후보였던 그는 여러 정권에서 총리, 인수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교육부총리, 선대위원장, 야당 대표, 비례대표 1번 등에 거명됐다. 이 때문에 특기가 '물망에 오르는 것'이고 취미가 '고사하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등장했다.
이번 개각 발표 전에도 또 다시 총리후보로 거론돼다가 최종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그가 국내의 대표적인 '경제학자'라는 점과 이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높이 사 최종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총장 출신인 정 내정자는 케인지언이다. 이는 현대 자본주의 국가에 걸맞은 실용주의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케인지언은 정부의 일정한 역할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시장주의자와 구별된다. 그는 경제와 민생이라는 화두 앞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경제학·금융학 전문가라는 것이다.
서울대 총장시절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교육관에 각을 세워 교수들 사이에선 '소신있는 학자'로, 일부에선 '엘리트주의자'로 평가받기도 했다.
서울대 폐지론까지 주장하는 참여정부와 여당의원들에게 대학자율화와 3불정책 반대 등을 고수해 주목받았고, 황우석 박사 사건 때는 황 박사 지지자들의 협박도 이겨내는 등 화합을 이끌어낼 강한 리더십도 갖췄다는 평가다.
진보·개혁 성향의 인물로 알려져 있는 정 내정자는 여권의 지역적·이념적인 기반과는 다소 다른 측면이 있어 이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고심하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내정자는 충남 공주 출신이기 때문에 충청권 민심을 잡는데 유용하리라는 판단이 그를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만들었다. 세종시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해결해야하는 현 정부로선 그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2007대선 전, 범여권후보로 부각됐던 만큼 이 대통령이 정치적 성향을 초월해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자로 국민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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