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무역수지 17억 달러 … 7개월만에 최저치
- 자본재 ∙소비재 수입 회복세 … 수출입 동반상승 기대
8월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17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달인 7월의 51억 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 2월부터 7개월동안 이어져 온 흑자 규모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그동안 지속되어 온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식경제부가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흑자는 16억7000만 달러로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정체…수입은 증가
수출액은 1년 전과 비교해 20.6% 줄어든 290억7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수출감소율 21.9%에서 불과 1.3%P 개선됐다.
품목별로는 전년동기대비 일반기계(-38.4%), 철강(-37.3%), 선박(-33.6%), 자동차(-24.6%), 섬유(-20.2%) 등을 보이며 주력상품 대부분이 부진했다.
액정디바이스 한 품목만 31.9%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수출 증감률 또한 유럽연합(EU) -41.3%, 중동 -30.2%, 일본 -20.7% 등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13.1%), 중국(-13.2%)의 수출 감소율이 10%대에 들어섰다는 것만 위로가 될 정도다.
이처럼 수출 감소율은 작년과 거의 비슷한 실적을 기록한 반면, 수입은 전년대비 감소폭이 큰 폭으로 줄었다. 다시말해 수입은 평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입액은 274억6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2.2% 감소했다. 지난달의 수입 감소율이 35.7%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3%P 이상 크게 줄어든 것이다.
수입 증가는 일부 자본재와 소비재가 이끌었다.
8월 자본재 수입 감소율은 반도체와 장비 등 수입감소세에 힘입어 지난해 동월 대비 17.5%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전체 감소율인 26.3%에 비해 많이 줄어든 수치다.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며 참깨 등 소비재 수입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소비재 수입 감소율은 전년동월 대비 12.8%로서, 상반기 26.9%의 절반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처럼 수입 감소폭 확대는 내수가 살아나고 있고, 향후 수출경기도 호전될 수 있다는 신호다.
결국 수출은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수입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일평균수입∙수출액을 비교하면 이 차이는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지난달 일평균 수입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치인 11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은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인 12억6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9월 이후 수출입 동반 증가할듯
이처럼 불황형 무역흑자 구조에서 탈피하는 신호는 뚜렸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수출입 동반 성장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느냐 하는 점이다.
이에대해 장만기 국장은 “9월 이후에는 두 자릿수 무역흑자 기조는 지속되나, 규모는 상반기보다 줄어들 것”이라며 일단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경부가 이처럼 낙관하는 이유는 수출감소의 경우 일시적이지만,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 증가는 투자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출 감소의 경우 8월 초에 집중된 하계휴가와 조업일수 감소, 인도스케줄에 따른 선박수출 감소, 자동차업계 파업 등 일시적 요인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금액 기준으로 자본재 수입은 전년대비 24.5% 감소했으나, 지난달에는 감소율이 17.5%로 크게 낮아져 수입세가 회복되고 있다.
소비재도 올들어 지난 7월까지 27.2% 감소했지만, 지난달에는 12.8%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와 관련, 장만기 국장은 “9월 이후에는 수출입 모두 증가하면서 무역이 정상화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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