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 페트로브라스 지분 확대…국내 조선사 '촉각'

2009-09-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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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속한 사업진행 기대…업계는 일단 '환영'
-자국 건조주의 강화는 '양날의 검'

브라질 정부가 국영 석유업체인 페트로브라스의 지분 확대를 발표, 자국내 유전 개발 추진과정에서 브라질 정부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페트로브라스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420억 달러 규모)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내 대형조선사들은 향후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세계 10대 원유 생산국으로 도약키 위해 석유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미 대륙에서 발견된 최대 규모의 유전인 연안 심해유전 '투피' 개발을 위해 페트로브라스에 단독 운영권을 주기로 했다. 그 대신 페트로브라스에 대한 정부의 지분을 늘릴 방침이다.

일단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STX조선해양 등 조선 '빅4'는 이런 움직임을 반기는 눈치다. 그동안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비리의혹으로 지지부진했던 페트로브라스 프로젝트가 브라질 정부의 지분 참여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지난 4월 페트로브라스 투자설명단이 방한했을 때만해도 이르면 6월에 대규모 발주가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발주된 것은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설비) 8척의 선박부분에 해당하는 헐(Hull)이 전부다.

대형조선사 관계자는 "이번 지분 확대로 브라질 정부가 직접 나섬에 따라 페트로브라스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타고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브라질 정부의 직접 참여로 자국 건조주의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페트로브라스 프로젝트 수주의 가늠자인 '자국내 건조' 요건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브라질 현지 조선의 지분 확보 및 건립을 추진하며 차분한 대응을 보이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자국 건조주의 강화가 국내 조선사들에는 양날의 검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반론도 있다. 자국 건조주의 강화로 브라질 현지 조선사이 우선권을 가진다면 국내 조선사들의 입찰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확대로 브라질 정부의 입김이 더욱 거세졌다. 이점은 자국 건조주의의 강화를 뜻한다"며 국내 조선사들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페트로브라스가 최근 발주한 FPSO 8척의 헐 부분의 최종 낙찰자로 브라질 업체인 'Engevix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STX조선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가했지만 수주에는 실패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부문서 국내 조선업체들의 건조 경험과 기술력은 브라질 조선사 뿐 아니라 국외 조선사들보다 월등히 앞서 있다"며 자국 건조주의 장벽을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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