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의 각종 법률 위반에 따른 기업 피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준법경영풍토 확립을 위한 기업과 정부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5일 발표한 '준법경영프로그램 도입의 필요성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임직원이 각종 법률상의 의무를 지키지 못해 회사가 행정상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토해양부가 부과한 과태료는 46억원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2720억원의 과징금이 부가됐다.
양벌규정에 의한 벌금은 2007년 기준으로 3만7000여개사에 걸쳐 500억원에 달했다.
임직원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업주가 무조건 연대책임을 지도록 한 양벌제도의 경우 지난해 대대적인 정비가 이뤄지긴 했으나, 이를 면하려면 직원이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회사가 관리감독 의무를 다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보고서는 "양벌규정은 총 392개 법률에 규정돼 있는데, 이 적용을 면제받을 수 있을 만큼 체계적으로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고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종업원과 납품처간의 관계도 문제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부 기업의 구매 담당자가 납품업체로부터 사적인 이익을 취하다 물의를 일으킨 것이 회사 전체의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기업의 준법경영 풍토를 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상의는 기업이 △준법책임자(CCO)와 법무팀 운영 등 준법시스템 확립 △위법가능성이 큰 분야를 중심으로 준법매뉴얼 작성·보급 및 임직원 교육 등 준법경영프로그램 운영 △임직원의 사익추구행위 방지를 위한 통제프로그램 운영 등을 해나갈 것을 권장했다.
또한 기존의 준법경영 프로그램이나 다른 기업의 모범사례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현재까지 도입된 주요 준법경영 프로그램으로는 △납품업체 등에 불공정거래행위를 하지 않도록 하는 공정거래자율준수 프로그램(공정위, 350개사 참여) △소비자 불만을 사전 예방하고 사후 구제하기 위한 소비자불만 자율준수 프로그램(공정위, 225개사 참여) △식품에 유해물질이 혼입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한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제도(농림부· 식약청, 2500여개 업체 참여) 등이 있다.
아울러 상의는 준법경영 풍토의 정착을 위해 정부에 △복잡한 법령 정비 △준법경영 지원센터 설립을 통한 준법경영프로그램 컨설팅 및 지원 △준법경영프로그램 도입 기업에 대해 양벌조항 적용 면제 등 인센티브 제공 △법 위반 사례가 빈번한 부문을 대해 준법경영 프로그램 보급 △양벌규정이 남아있는 289개 법률의 조속한 개정 등을 요청했다.
상의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법률 내용이 복잡다기화되고 있어 기업의 적극적인 준법경영 노력이 없다면 과태료와 벌칙은 물론 기업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며 "기업이 준법경영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준법경영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준법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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