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이 불똥이 매매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세값 상승세가 집값을 끌어올려 매매시장에 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전세시장에서는 서울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경기도와 신도시까지 확산되면서 가을철 전세대란을 염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가격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가을철 전세대란 오나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값 오름세는 일반적 비수기인 여름철 들어서도 꺽이지 않은채 오히려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닥터아파트 조사결과 전세가는 지난 2월 13일 이후 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8월 첫째주 들어서는 올해 가장 높은 상승률(0.10%)을 기록했다.
여름철 이사 비수기에도 상승세가 계속되는 것은 전세 매물이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세입자들이 미리 좋은 매물을 선점해 놓거나 재계약에 들어가면서 신규 물량을 찾기는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올 가을 이사철에 전세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더구나 서울은 입주물량이 적어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다음달 경기도와 인천에서는 각각 1만1282가구, 3491가구의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나오는 반면 서울 지역에서는 807가구가 전부다. 작년 9월 1만1179가구와 비교하면 7% 수준에 불과하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경기도는 신규입주물량이 많이 나오더라도 서울 부족현상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라며 "당분간 전세난은 가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값 상승 신호탄?
문제는 전세값 고공행진이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세값이 오르면 세입자들이 아예 내 집 장만으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가 당분간 저금리 정책을 유지키로 함에 따라 이 기회에 매매를 알아보는 세입자도 늘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 송파구와 마포구, 성동구, 금천구 등의 최근 소형 아파트가격 상승이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물량이 부족한 9호선 인근으로 전세 수요가 일부 매매 수요로 전환돼 매매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부는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전세가 상승은 경기도와 인천지역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다소 주춤할 것"이라며 "더구나 부동산은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만큼 보금자리주택이 9월 말 사전예약방식으로 공급되면 강남지역의 상승세가 다소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