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제약사들이 복합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복합제는 두 가지 이상 상호보완적 약물 유효 성분을 하나의 약으로 만든 것을 말하는데 즉 한 가지 약에 여러 가지 효과를 담은 약이다.
예를 들어 고지혈증 치료제 바이토린에는 심바스타틴 성분과 에제티미브 성분이 들어 있다.
체내의 나쁜 콜레스테롤(LDL-C)은 간에서 합성되거나 음식물을 통해 소장으로 흡수되는데 심바스타틴은 간, 에제티미브는 소장 단계에서의 콜레스테롤 합성ㆍ흡수를 차단해준다. 자누메트는 인슐린 분비능력에 관여하는 시타글립틴과 인슐린 저항성에 관여하는 메트포민의 효과를 함께 볼 수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복합제 출시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국내에서 시판된 복합제 중 연매출 100억원 이상 블록버스터 제품만 8~9종에 이른다. 이들 복합제는 매출 성장이 둔화된 단일제를 대신해 제약사 매출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복합제가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큰 개발비용 없이 신약과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평균 8억~10억달러의 연구비, 10~15년 이상 연구기간이 소요된다. 특히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임상 3상의 경우 평균 1억3500만~2억7000만달러가 투입되지만 신약 후보 중 40~45%는 임상 3상에서 탈락해 쉽지만은 않다.
또 특정 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약의 종류와 숫자가 엄청나게 증가한 상황에서 웬만한 약은 기존의 약을 뛰어넘은 신약으로 인정받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199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신약 숫자는 53개였으나 10년 후인 2006년엔 22개에 불과해 약 60% 감소했다.
그러나 기존에 개발된 약물의 재조합인 복합제는 신약 개발이 갖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은 물론 시장성 예측이 용이해 새로운 제약의 트렌트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특허가 만료된 약품은 카피약 출현에 의해 시장에서 지위를 잃게 되지만 이를 특허가 끝나지 않은 다른 약과 합쳐 복합제를 만들면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아닌 장점도 생기게 된다.
이와 함께 복합제는 가격 경쟁력에서도 각각 약물을 따로 투여하는 것보다 우위에 있다. 단일치료제를 여러개 복합처방하는 것보다 복합제를 처방할 경우 환자는 최소 70% 정도 절약할 수 있다.
아주경제= 최용선 기자 cys46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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