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웃돈 주는 '하이일드' 고객을 공략해라

2009-08-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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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직면한 기업들은 본능적으로 비용 줄이기에 나서게 마련이다. 구매는 최대한 미루고 연구ㆍ개발(R&D) 투자도 동결하거나 대폭 줄인다. 임금을 깎고 인력을 줄이는 것은 다반사다.

그러나 아무리 비용을 줄여도 줄이지 말아야 할 부문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위한 서비스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인 것처럼 경기가 나쁠 때 충성도 높은 고객은 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또 소수의 충성도 높은 고객은 저렴한 가격에 몰리는 휘발성 고객들보다 기업 매출에 기여하는 비중이 더 높은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항공사들은 전체 탑승객의 2~3%에 해당하는 비즈니스 혹은 퍼스트 클래스 고객으로부터 항공기당 매출의 25%를 거둬 들인다. 이런 고객을 평생 고객으로 맞는 게 모든 기업의 바람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10일자 최신호에서 불황에도 명품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라면 추가 비용을 마다하지 않는 '하이일드(고수익)' 고객들이 있다며 사례를 통해 이들을 평생 고객으로 삼을 수 있는 비결을 소개했다.

하이일드 고객을 위한 특화 서비스가 가장 돋보이는 곳이 항공업계다.   

항공사들은 상용 고객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기간 동안 누가 얼마나 자주 혹은 멀리 여행하는 지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항공사들은 같은 항공기를 이용하더라도 누가 더 비싼 비용이 지불하고 탑승했는지 알 수 있다. 여기서 나온 정보를 조합해 보면 상용 고객들 중에서도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하이일드 고객을 솎아낼 수 있다.

항공사들이 정보를 취합하는 것은 하이일드 고객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의 구매 기록을 보면 여행 패턴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고객이 편도 비행기 티켓을 구입하는 빈도가 높다면 십중팔구는 타국에서 본국으로 돌아가는 경우다. 즉 본국에서 타국으로 이동할 때 이들은 다른 항공사의 비행편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고객들을 공략해 왕복티켓을 판매할 수 있다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에어라인스(UA)는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다른 경쟁사와 차별되는 독특한 서비스로 하이일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다른 항공사들은 보통 마일리지(거리)를 기준으로 상용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UA의 글로벌 서비스는 상용 고객 중에서도 더 비싼 요금을 지불하는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UA는 이들을 위한 별도의 수속 카운터는 물론 일부 공항에서는 아예 별도의 수속 라운지를 마련해 수속시간을 최소화했다. 또 다양한 좌석 선택권과 기내식, 최고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 고객이 하이일드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일반 고객을 하이일드 고객으로 탈바꿈하려는 전략이다. 비행기 출발 1시간 전까지 탑승하지 못한 고객이 있다면 직원이 해당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탑승을 돕는 게 대표적이다.

렌트카 업체인 에이비스(Avis)도 맞춤형 고객 서비스의 중요성을 통감했다.

에이비스는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급감하자 자동차 대여와 반납이 자유로운 회원(preferred) 서비스에 대한 예산을 먼저 삭감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주차요원들은 카운터로 배치됐고 회원들은 자동차를 대여하고 반납할 때 오랜 시간을 대기해야 했다.

에이비스의 회원들이 타 경쟁사로 이탈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에이비스의 매출은 더욱 떨어졌다. 문제를 깨달은 에이비스는 주차요원을 재배치했고 대여비까지 낮춰 떠나간 회원들을 다시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행업계만이 고객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미시건대가 자료를 취합해 내는 미국 고객만족지수(ACSI)에서 몇 년째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홈디포도 문제 개선에 나섰다.

미국 최대 가구ㆍ건축자재 소매업체인 홈디포는 최근 '파워아우어스(Power Hours)'라는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중에는 오전 10시~오후 2시, 주말은 전체 영업시간이 '파워아우어스'다. 홈디포는 이 시간 동안 직원들에게 재고 정리보다는 가정에서 필요한 건설 자재를 구입해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DIY(Do-It-Yourself) 제품을 찾는 고객들에게 풀서비스를 제공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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