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 강화하겠다던 생보업계, 변액보험으로 '유턴'

2009-08-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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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생명보험업계는 보장성 보험상품 판매를 늘리겠다고 공언했으나 막상 판매 실적은 답보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변액보험의 판매 실적은 최근 증시 활황에 힘입어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보장성 상품 판매를 강화해 내실 경영을 이루겠다던 당초 취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이 지난 5월 한 달간 기록한 보장성 보험 초회보험료 실적은 440억원에 불과했다. 초회보험료란 보험 계약을 체결한 후 가입자가 최초로 납부한 보험료를 의미한다.

보장성 보험 초회보험료 실적은 지난 1월 533억원, 2월 476억원, 3월 669억원, 4월 438억원, 5월 440억원으로 보험료 인상에 앞서 실적이 오르기 마련인 3월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반면 변액보험 판매 실적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실적은 지난 1월 355억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2월 520억원, 3월 550억원, 4월 730억원, 5월 77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변액보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판매 실적도 급감했지만 최근 증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실적이 다시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올 초 생보사들은 가족의 가치를 강조하며 보험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보장성 상품 판매 강화를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보장성 상품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해 경기 변동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내실 경영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실적 악화가 지속되자 결국 주가 회복과 저금리 기조에 편승해 변액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고수익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당장 실적 개선이 시급한 보험사들이 보장성 보험보다 변액보험 판매에 주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수 년간 변액보험은 생보업계의 수익성을 끌어올린 효자 상품이었으나 지난해 금융위기로 변액보험이 가진 위험성도 드러났다"며 "보장성 상품 판매를 늘려 경영 내실을 다지겠다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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