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펀드 판매 수수료 수익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이자이익이 크게 감소하자 비이자이익 강화 차원에서 펀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펀드 판매를 늘릴 경우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2분기 주요 시중은행들의 펀드 판매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 대비 23.2% 급증했다.
신한은행의 펀드 판매 수수료 수익은 1분기 347억원에서 2분기 443억원으로 27.7% 증가했다. 전체 수수료 수익도 1597억원에서 2130억원으로 33.4% 늘었다.
국민은행은 612억원에서 770억원으로 25.8% 증가했으며, 하나은행 345억원에서 405억원으로 17.4% 늘었다. 기업은행의 2분기 펀드 판매 수수료 수익도 전분기 대비 22.0% 증가했다.
올 2분기 들어 증시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은행들도 펀드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우량주에 집중 투자하면서 다양한 옵션을 설정할 수 있는 주가연계펀드(ELF)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은행들이 수수료 수익 확대에 매달리는 이유는 주요 수익원이었던 이자부문 이익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다.
국민은행의 2분기 이자이익은 1조706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1.4% 급감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이자이익도 각각 9.3%와 11.6% 줄어들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최근 금융당국이 연말까지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을 1%로 낮추도록 요구하면서 대출을 늘리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대출 시장이 위축돼 예대마진을 통한 이자 수익이 줄어들 전망"이라며 "이를 메우기 위해서는 펀드 판매를 늘려 수수료 수익을 확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은행권이 펀드 판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경기회복이 본격화하고 유동성 확대 흐름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18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단기 급등 후유증으로 1400선대로 밀려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며 "아직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펀드 판매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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