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전략' 위한 전선 위 리더들

2009-08-0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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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쿼털리, 글로벌 기업수장들의 리더십 노하우 소개

비즈니스 세계는 흔히 전쟁터에 비유된다. 경영 일선에서 쓰이는 '전략'이나 '전술', '타깃'과 같은 용어는 모두 군사용어다. 위기일발 순간의 연속인 비즈니스 세계에 썩 잘 어울리는 표현들이다.

총사령관에 비견될 만한 기업가 역시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놓고 고민에 빠진다. 고민 끝에 나온 전략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조직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지만 결국 선택과 책임은 기업가의 몫이다. 부단한 노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그 높이만큼이나 외로움이 크다. 멘토의 조언이 절실한 기업가들에게 맥킨지쿼털리가 전한 글로벌 기업 수장들의 리더십 노하우는 가뭄에 단비 같다.

◇현실을 직시하라
세계적인 산업용품 제조업체인 잉거솔랜드(Ingersoll Rand)의 허버트 헨켈(Herbert Henkel)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기업가들에게 "현재 놓여있는 상황의 후광이 지평선 너머에 있는 것을 가리고 있지 않은지 자문하라"고 말한다. 현실을 똑바로 봤다면 지금의 위기 역시 눈치챌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제로 그는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해 2분기 유럽시장의 냉동운송 부문의 판매가 급감한 것을 보고 3분기 유럽시장의 성장률을 제로(0)로 잡고 대비책을 마련했다. 위기 조짐을 눈치채지 못한 상당수 전문가들에게 헨켈의 결정은 빈축을 사기에 충분했다. 냉동운송 부문을 제외한 다른 사업부문은 상당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헨켈의 혜안은 적중했다. 지난해 3분기 유럽시장의 산업재 성장률은 -15%로 뒷걸음질쳤다. 결국 그의 예측도 빗나간 셈이다. 그렇지만 헨켈을 바보라고 조롱하던 전문가들은 그를 선견지명을 가진 전술가라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기업가가 올바른 전략을 세우려면 작은 경고성 경제지표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혹평 속에서도 전략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조직 구성원들을 설득해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용기도 중요하다고 맥킨지는 강조했다.

◇'전략'을 이사회 핵심 안건으로 삼아라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 CEO들은 그 어느 때보다 자주 이사회의 호출을 받고 있다. 촌각을 다투는 중대한 안건이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사회 소집이 빈번해지면서 형식도 대폭 간소화됐다. 서한과 이메일, 내부인터넷 공지, 콘퍼런스콜 등 기업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사회를 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전략이 이사회의 핵심 안건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에릭 포스(Eric Foss) 펩시보틀링그룹(Pepsi Bottling Group) 회장 겸 CEO 역시 "지난해 초부터 모든 이사회에서 전략을 주요 안건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그 결과 각 사업부문의 뛰어난 역량을 지닌 이사들 사이에 믿음이 생겼을 뿐 아니라 경험도 공유할 수 있어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할한 의사소통…투명성을 높여라
조직 구성원들과의 의사소통이 원할해 진 것도 위기 속에 바뀐 기업 문화 가운데 하나다. 과거 일방적인 보고 체계에서 벗어나 임직원들과 접촉면을 늘릴 때 조직 구성원들 사이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연대감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또 이렇게 형성된 상호 신뢰는 직원들이 회사 일을 내 일처럼 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된다. 기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거나 물질적 보상이 줄어 들더라도 한번 만들어진 믿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조지 버클리(George Berckley) 3M 회장 겸 CEO는 "CEO 역시 직원들을 신뢰한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구성원들이 혹독한 시장상황에서 고전할 때는 리더의 격려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과의 관계에서도 투명한 의사소통은 중요하다. 특히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하지만 이 때도 투자자를 설득하기 위해 책임질 수 없는 호언장담을 늘어 놓는 것보다 솔직함이 중요하다고 기업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구체적인 수치와 계획을 제공하는 것이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맥킨지는 강조했다.

◇기업 문화와 가치를 고수하라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고유의 기업문화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호경기에는 프리미엄을 강조하다 경기가 꺾이자 저가 공세를 펼치는 식이다. 하지만 맥킨지는 다 변해도 변하지 않는 기업문화가 있을 때라야 조직 구성원들은 물론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앨런 래플리(Alan Rafley) P&G 회장은 "직원들과의 '믿음'이라는 기업문화는 불황에 더욱 빛났다"며 "P&G는 믿음경영을 기업외부로 이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믿음경영 실천은 소비자가 P&G 브랜드를 믿고 주주들이 투자한 기업가치에 확신을 갖게 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 투자하라

경기는 순환하게 마련이다. 불황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투자를 아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수익 창출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또 단순히 비용을 절감한다는 이유로 기업의 명성을 해치거나 뛰어난 인재들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게 글로벌 일류기업 수장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실제로 래플리 회장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기업인수나 제휴, 연구개발(R&D)과 혁신에 꾸준히 투자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맥킨지는 전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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