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검찰총장 후보가 13일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서류를 검토하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사진=연합) |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가 13일 열린 국제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잇단 의혹에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민주당은 천 후보자에 대해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 매입 과정을 둘러싼 금전거래 의혹부터 아들의 위장전입 논란까지 천 후보자와 주변 인사들을 둘러싼 의혹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반면 한나라당은 야권의 도덕성 공세를 차단하며, 검찰 중립성 문제와 각종 현안에 대한 천 후보자의 인식 및 업무수행 능력 검정에 초점을 맞췄다.
한편 이날 법사위는 증인으로 채택된 사업가 박모씨가 불출석하자 동행명령권을 발부했으나 박씨가 이미 3일 전 일본으로 출국해 14일 귀국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박씨는 천 후보자에 아파트 매입자금 15억5000만원을 빌려줘 ‘부적절한 관계’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천 후보자가 아파트 매입을 위해 친인척 등으로부터 23억5000만원을 빌린데 대해 “차용증 이외에 금융거래 내역 등 증빙자료 없이 전부 현금 거래를 한 것으로 돼 있다”며 천 후보를 ‘천캐시(cash), 천현금’라는 별칭으로 불러도 되겠냐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또 매입자금 5억원을 빌려준 친동생의 과거 주민세 체불 사실을 거론하며 “동생 천씨는 회사 대표의 배임혐의가 문제된 우리담배의 우회상장에 관여한 J업체의 사외이사로 우리담배 회사 대표가 천 후보자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인 지난 4월 불구속 처분되기 한달 전 이사로 취임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특별한 직업도 없던 천씨가 천 후보자에게 5억원을 빌려주고 또 다른 회사인 D업체에 자본금 10억원을 납입한 출처가 의심된다”며 “우리담배 우회상장 과정과 천씨의 자금 마련 과정에 연계관계가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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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박영선의원이 천 후보자 아들의 재산상황과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연합) |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천 후보자와 사업가 박씨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박씨는 천 후보자에 아파트 매입자금 15억5000만원을 빌려준 바 있다.
박 의원은 자체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천 후보자 부부와 박씨 부부가 지난 2004년 8월과 2008년 2월 두 차례 일본 골프 여행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천 후보자 부인이 박씨 등과 해외 여행 때 명품 쇼핑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천 후보자가 박씨와 같이 하는 모임의 이름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이 이날 공개한 천 후보자 부인의 면세품 구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후보자 부인 김모씨는 지난 2004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5차례에 걸쳐 샌들과 핸드백, 의류, 향수, 속옷과 잠옷 등 27점, 1만973달러(약 1400만원) 어치를 구입한 것으로 돼 있다.
노철래 친박연대 의원 역시 박씨의 자금 대여와 관련, ‘포괄적 뇌물죄’ 해당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천 후보자는 “어느 직책에 있든 부동산 투기를 한 일이 없으며 박씨와는 전혀 특별한 관계가 아니다”라고 거듭 해명했다.
또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07∼2008년 특별한 사유 없이 예금 및 보험증서가 늘었다”며 “2년간 출처가 불분명한 9800여만원이 유입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천 후보자 부인이 대형차인 제네시스 차량을 리스 계약한 것과 관련, “23억5000만원 빚을 진 채 부인이 어떻게 6000만원짜리 승용차를 타려고 계약하느냐”며 “어떻게 그런 식으로 살림살이를 하느냐. 천 후보자는 검찰총장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반면 장윤석 한나라당 의원은 “공직생활 25년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것이라면 상당히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한 것”이라고 엄호했고, 같은 당 주성영 의원도 “그동안 실시된 공직 후보자 청문회 중 재산 금액이 제일 적다”며 이에 가세했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