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에 시달리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인수 3년 만에 대우건설 재매각을 결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대한통운은 매각’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 이라고 금호아시아나측은 못박았다.
29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관계자는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완전하게 해소하기 위해 대우건설을 계열사에서 분리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룹의 대우건설 매각 손실을 최소화하고 인수자의 인수 부담을 완화시켜 매각이 용이하게 진행되도록 주채권은행(산업은행) 및 자문사 등과 협의해 매각 규모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한통운의 자사주와 그룹이 보유 중인 구주 등이 전체 지분의 24%에 달해 대우건설이 갖고 있던 지분을 빼더라도 대한통운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대우건설 매각 이후 어떤 구조조정 방안이 마련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금호생명 등 기존에 매각키로 한 계열사 외에는 경영권이나 지배구조에 직접적인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각규모 등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 이 관계자는 “정확한 내용이나 날짜는 알 수 없지만 박삼구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 외국 순방의 수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30일 이후가 되지 않겠느냐”며 “구체적인 내용 등은 이미 실무진에서 추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손 안에 넣은 대우건설을 시장에 내놓기로 결정했지만 이 결정만으로서는 현재의 자금난을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매각 자체가 어렵다는 관측이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풋백옵션을 행사할 경우 금호아시아나가 지분 매입을 위해 필요한 돈은 4조원 가량이다.
하지만 현재 매각 작업 중인 금호생명 등 각 계열사들을 제대로 팔더라도 그룹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2조원 안팎에 불과하다. 금호아시아나는 자금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경영권을 포기하기로 했다.
또 대우건설 매각으로 대한통운 지분 23.95%도 매각되기 때문에 대한통운의 경영권 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금호그룹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51%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어 대우건설이 매각되더라고 27% 이상의 지분은 여전히 보유할 수 있게 된다”며 “최대주주로서의 지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에선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가 1만원대 초반이지만 이번 결정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 재무적 투자자와 금호아시아나가 보유한 지분 72.1%(약 2억3500만 주)를 4조원을 웃도는 가격에 팔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른바 ‘경영권 프리미엄’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주가가 1만8000원 안팎일 때 자산관리공사로부터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주당 2만6262원에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그러나 29일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전일 종가보다 11.28% 오른 1만4300이다.
반면 앞으로의 건설경기를 낙관하기 어렵고 대기업들이 덩치가 큰 건설사를 계열사로 보유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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