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한국 전자산업, 아직 2% 부족하다

2009-06-2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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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시된 삼성 스마트폰 제트와 애플 아이폰 3G S. 제트폰은 하드웨어적인 면에서 최고의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스마트폰 본연의 기능인 소프트웨어 활용을 통한 확장성에서는 아이폰이 더욱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최근 국내 전자산업의 활약이 눈부시다.

메모리 반도체, LCD패널, TV 등 첨단 분야에서 삼성과 LG 등 국내기업들은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1위 자리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휴대폰 시장에서도 글로벌 브랜드 가운데 국내 기업들만이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냉장고, 에어컨 등 백색가전에서도 국내 기업의 성장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자산업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국내기업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국내 전자사업의 미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술력만으로 시장을 주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의 한국법인 부사장 버튼 블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삼성과 LG는 그동안 ‘첨단기술’을 내세워 브랜드를 관리했지만 더 싸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가 나오면 고객들은 바로 그 브랜드로 넘어갈 것”이라며 “하지만 애플 제품은 그렇지 않을 것이며 그것이 한국 기업과 애플의 차이”라며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 경쟁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콘텐츠의 중요성은 확연히 드러난다.

일본 소니는 최근 콘텐츠를 강화해 TV, 디지털카메라, PC, 휴대폰, 게임기 등 디지털기기의 융합을 이루기 위해 ‘미디어 고’라는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 소니가 영화와 음반, 게임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만큼 콘텐츠를 앞세워 다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각오다.

애플 아이폰의 선전도 다양한 콘텐츠 덕분에 가능했다.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는 20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올리고 다운받는 애플의 ‘앱스토어’는 다운로드 횟수가 10억회를 훌쩍 넘었다. 최근 새롭게 출시한 아이폰 3.0 신모델은 출시 3일만에 10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아이폰의 하드웨어 기능은 국내 기업의 스마트폰보다 부족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함으로써 아이폰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황제 자리에 올랐다.

반면 국내 스마트폰은 아직 플랫폼 조차 갖추지 못했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확보도 뒤처졌다. 다행히 삼성전자가 구글이 만든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메다’ 개발에 협력하고 있고, 늦게나마 자체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마련했지만 아직까지는 그 성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아 전자제품간의 융복합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기술적인 부분에 매몰돼 정작 콘텐츠 개발에는 소홀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가 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능력이 뒤떨어지는 셈이다.

학자들은 과거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이 멸종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큰 몸집에 비해 작은 뇌를 갖고 있었던 것을 들고 있다. 빠르게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대로 연약한 신체를 갖고 있는 인간이 지구를 지배할 수 있는 이유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 크고 뛰어난 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 휴대폰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국내 콘텐츠 기술력은 뛰어난 편이지만 최근 정부지원이 줄어들고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이러한 역량을 펼치기 어렵다”며 “정부의 지원과 대기업과의 협력만 충분히 이뤄진다면 공룡처럼 우수한 대기업의 하드웨어에 인간의 우수한 두뇌 수준의 다양한 콘텐츠를 갖춰 한국이 세계 전자산업을 영원히 호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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