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1ㆍ2대주주 경영권분쟁 가열

2009-06-2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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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이 경영권분쟁으로 들끓고 있다.

1대주주인 윤원영 회장과 2대주주인 안희태씨가 경영권을 둘러싸고 잇따라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안희태씨는 지난 17일 윤원영 회장 측 특수관계자인 송파재단ㆍ이도연 외 4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안씨는 "송파재단이 윤 회장으로부터 지배를 받는 사실상 자회사이기 때문에 의결권행사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이 이도연 외 4명과 친인척 관계란 점도 안씨는 문제 삼았다.

의결권행사를 금지하려는 구체적인 이유는 안씨 자신이 추천한 이사ㆍ감사 선임안을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관철시키기 위해서다.

앞서 안씨는 지난 4월 법원에 일동제약을 상대로 의안상정 가처분신청을 냈고 이달 11일 수용 결정을 받아냈다.

이 결정에 이어 법원이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신청까지 받아들인다면 안씨는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윤 회장이 설립한 송파재단과 이도연 외 4명은 일동제약 지분을 모두 6.44% 가지고 있다.

안씨는 11.4%를 보유하고 있어 21.5%인 윤 회장보다 크게 적지만 의결권금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주주에게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문을 보내 우호세력을 꾸준히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안씨는 외국인ㆍ일반 투자자 상당수로부터 위임 의사를 얻어내 2% 이상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안씨는 의안 가결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안씨는 "법원이 이번 신청까지 받아들인다면 추천했던 이사ㆍ감사를 선임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일동제약이 시장에서 저평가돼 온 것은 이사ㆍ감사에 대한 독립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일동제약 이사회가 우량 자회사인 일동후디스 주식을 이금기 회장 친인척에게 배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회사는 이사ㆍ감사를 추가로 선임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이미 이사와 감사가 각각 8명과 2명에 달한다"며 "안씨 제안처럼 이사와 감사를 2명씩 추가로 선임하는 것은 비용과 효과 면에서 불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의결권 위임에 대한 집계가 진행되고 있어 안씨가 얼마나 확보했는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25일 열릴 이번 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원심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25일 법원심리와 29일 주총에서 양측 명암이 갈리게 됐다. 법원은 25일 심리 이후 이르면 26일 판결을 내린다.

한편 일동제약 주가는 4월 경영권분쟁이 불거진 이후 약세를 면치 못 하고 있다.

안씨가 의안상정 가처분신청을 냈던 4월 16일 4만300원이었던 주가는 이날 현재 3만3700원으로 16.37%나 떨어졌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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