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쇠고기 호주산으로 속여 판 강남 호텔 등 20곳 적발

2009-06-2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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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갈비탕을 호주산으로 속여 팔아온 강남 호텔 음식점과 병원 식당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23일 전국 호텔 음식점과 병원 집단급식소 177곳에 대한 농산물 원산지 특별단속을 통해 20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중 거짓으로 표기한 곳은 15곳, 아예 표기하지 않은 곳은 5곳이나 된다.

농관원은 허위표시한 곳 관련자를 형사 입건했으며 미표시 업소는 과태료를 물릴 예정이다. 원산지 허위표시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아예 표기하지 않은 곳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단속은 그간 원산지 단속을 하지 않았거나 원산지 위반이 의심되는 업소를 시도별로 20여 곳씩 임의로 선정해 이뤄졌다.

서울 강남구 P호텔의 P음식점은 미국산 소갈비를 구입해 소 양념갈비, 프리미엄 모듬구이, 뚝배기 불고기 등으로 만즐어 팔면서 원산지를 호주산으로 속였다.

서울 중구 P호텔 H음식점은 호주산 쇠고기와 국산 육우(고기를 얻을 목적으로 키운 젖소)로 쇠고기 모듬, 도가니 수육, 모듬수육 등으로 팔면서 국산 한우와 육우, 호주산을 섞었다고 표시했다.

경기도 고양시의 I병원 장례식장 내 급식소는 칠레산 돼지고기로 조리한 삼겹살 수육을 국산으로 허위표시했다 적발됐다. 전남 순천시 S병원은 브라질산 닭고기로 조리한 닭살 볶음의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제공해 왔다.

서울 강서구 소재의 L호텔과 대전 유성구 H호텔, 전남 목포시 S호텔과 경기 수원시 S병원, 경북 상주시 S병원 등은 원산지를 아예 표기하지 않았다.

위반 유형은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둔갑시킨 경우가 5건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산과 국내산 육우를 혼합한 뒤 호주산으로, 호주산을 국산 한우로, 호주산과 국산 육우를 섞어 국산 한우로, 국산 육우를 한우로 각각 둔갑시킨 경우도 있다.

미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칠레 등 외국산 돼지고기를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한 곳도 있다. 쌀은 경북 상주산을 경기 평택산으로 둔갑시킨 사례도 적발됐다.

농관원 관계자는 "적발된 업소 대부분은 호텔이나 병원에 입점한 음식점"이라며 "호텔과 병원 측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관원은 이번에 조사하지 않은 호텔 음식점, 병원 급식소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농식품 부정 유통이 의심스러울 때는 전화(1588-8112)나 농관원 홈페이지(naqs.go.kr)로 신고하면 된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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